알카라스-시너 ‘세기의 라이벌전’ ...잔디시즌 윔블던이 더 기다려지는 이유

김경무 2025. 6. 10. 11: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대 최고의 라이벌로 등장한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야니크 시너. 사진/롤랑가로스

[김경무의 오디세이] 2주간을 뜨겁게 달궜던 2025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가 끝나고, 어느새 잔디코트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잔디코트하면 단연 시즌 세번째 그랜드슬램인 윔블던이 떠오르지 않나요? 올해 대회는 오는 30일 개막해 7월13일 끝납니다. 3주도 채 남지 않았네요.

이번 윔블던은 특히 더 전세계적 관심을 끌 것 같습니다. 

지난 8일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5시간29분 동안 역대급 명승부를 보여준 세계랭킹 1위 야니크 시너(23·이탈리아)와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의 존재감 때문입니다.

빅3 시대가 끝나니 시너와 알카라스의 2강 시대가 열려 테니스팬들로서는 이들의 빅매치를 보는 즐거움이 더 커졌습니다.

축구에서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발롱도르 등 당대 최고 축구스타 자리를 놓고 21세기 초반 최고의 대결을 벌였듯이. 시너와 알카라스는 테니스에서 장차 4대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놓고 자주 격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 시너와 알카라스는 지난해와 올해 그랜드슬램 우승을 3개씩 나눠가졌다. 사진/tennisTV

실제로 지난해부터 둘은 6차례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타이틀을 나눠 가졌습니다. 지난해 호주오픈과 US오픈은 시너, 롤랑가로스와 윔블던은 알카라스가 우승트로피를 들려올렸습니다.

올해도 호주오픈은 시너, 롤랑가로스는 알카라스가 각각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다가올 윔블던과 US오픈도 이들이 부상 등 돌발 상황없이 지금같은 기량을 보여준다면 둘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윔블던에서는 타이틀을 따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11살이나 12살 때, 인터뷰에서 제 꿈은 윔블던 우승이라고 말했습니다. 항상 꿈꿔왔던 것들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에게 가하는 압박감은 때때로 벅찰 수 있지만, 작년에 타이틀을 방어하고 다시 센터코트에서 그 트로피를 들었던 것은 제가 항상 기억할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윔블던 앱을 보니 알카라스의 이런 멘트가 나와 있더군요.

알카라스는 이번에 롤랑가로스 2연패 위업을 달성했지만, 지난해는 윔블던 2연패를 먼저 이뤄냈습니다. 2022년 US오픈에서 그랜드슬램 첫 우승 감격을 맛봤고요. 22살의 나이에 벌써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5개나 획득했으니, 그저 경이로울 뿐입니다. 

시너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은 3개로 알카라스에 뒤집니다. 이번 롤랑가로스가 둘의 그랜드슬램 첫 결승 대결이었는데, 알카라스가 기선을 제압한 겁니다. 알카라스는 이번까지 5번의 그랜드슬램 결승을 모두 승리로 장식할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어쨌든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라는 새로운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최대 걸림돌은 당연히 50주 훨씬 넘게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시너이죠.

이번 롤랑가로스 결승에서 시너는 알카라스를 맞아 1, 2세트를 먼저 따내는 등 기세를 올렸습니다. 3세트는 알카라스의 반격에 밀려 내줬는데, 4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5-3, 40-0으로 앞서며 ‘챔피언십 포인트’(매치포인트) 기회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시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알카라스를 제압하지 못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결국 2-3(6-4, 7-4<7-4>, 4-6, 6-7<3-7>, 6-7<2-10>) 대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상대전적도 알카라스가 8승4패로 우위를 보이게 됐습니다. 시너는 윔블던을 앞두고 ‘와신상담’하면서 롤랑가로스 패배의 설욕을 노릴 겁니다.

알카라스는 이번 롤랑가로스 우승(7전 전승)을 통해 한 단계 높아진 ‘어나더 레벨’(another level)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등 멘털은 더 강해지고, 5세트 경기로 치러지는 그랜드슬램 7경기를 거뜬히 소화하는 등 체력적으로도 매우 견고함을 입증했습니다. 

무엇보다 신기의 드롭샷과 발리, 더욱 위력적인 헤비 톱스핀 포핸드, 비행접시만큼이나 빠른 운동능력 등 그의 다재다능함은 시너조차 감당하기 쉽지 않은 경지라고 여겨집니다.


<사진> 알카라스와 시너의 빅 타이틀 획득 수. ATP 투어 제공

물론 시너도 흠잡을 데 없는 선수입니다. 정확하고 파워 넘치는 그라운드 스트로크, 강력한 서브, 빈틈없는 코트 커버 능력은 당대 최고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테니스 레전드 마츠 빌란데르(스웨덴)는 알카라스와 시너의 이번 롤랑가로스 결승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렸다고 합니다.

"페더러와 나달이 여러차례 멋진 결승전을 벌였지만 이에 근접하지 못합니다. 알카라스와 시너가 인간이 아닌 속도(pace)로 경기를 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인류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 선수 중 2명이고, 그들은 우연히 테니스 선수입니다. 말문이 막힐 때가 많지는 않지만, 정말 멋진 하루입니다.”

둘다 20대 초반의 나이, 향후 그랜드슬램에서 둘의 라이벌전은 지구촌 팬들로 하여금 테니스를 더욱 사랑하게 만들게 하는 활력소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빅3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글= 김경무 기자(tennis@tennis.co.kr)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테니스코리아 구독하면 윌슨 테니스화 증정

▶테니스 기술 단행본 3권 세트 특가 구매

#종합기술 단행본 <테니스 체크인>

Copyright © 테니스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