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정씨 일가 전세사기 피해자들 “항소심서 감형 안 돼”…엄벌 촉구
25일 항소심 선고 앞두고 법원에 ‘엄중한 판단’ 촉구

수원에서 대규모 전세사기를 벌인 정씨 일가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피해자들이 법원에 감형없는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일보 2025년 3월6일자 1면, 5월29일자 6면 등>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경기대책위원회는 10일 오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씨 일가는 수백채 다가구 주택을 무자본으로 매입해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조직적 사기범"이라며 "항소심에서 감형이 이뤄진다면 정의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무너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씨 일가는 2018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수원 등 수도권 일대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직접 운영하면서 수백채 빌라를 대량 매입한 뒤, 정상 가격보다 높은 전세 계약을 유도해 500여명에게서 760억원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기대책위가 파악한 피해 규모는 약 1200억원, 피해자 수는 1000여명에 달한다.
수원지법은 1심에서 정씨 일가의 조직성과 범죄 수법, 피해 규모, 반성의 진정성 부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범 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공범인 그의 아내와 아들에게는 각각 징역 6년,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정씨 일가는 곧바로 항소하면서 오는 25일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피해자들 주장에 따르면 정씨 일가는 수감 중에도 일부 피해자의 주택을 무단 재임대하거나, 세입자 짐을 사전통보 없이 폐기하는 등 2차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피해자 함수훈씨는 "1억3000만원을 날리고 신용불량자가 됐다"며 "정씨 아들은 감정평가사를 사칭하며 범행을 저질렀고, 지금은 법원에 '책임이 없다'는 반성문을 내며 감형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경기대책위 위원장은 "결혼을 앞둔 청년은 파혼을 겪었고, 임산부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유산했다. 피해를 감당하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분도 계시고, 암투병 중이던 피해자는 충격 이후 병세가 악화되는 등 상황을 겪고 있다"며 "정씨 일가는 감형이 아니라 가중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전세사기 특별법을 제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해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지만 여전히 피해 회복은 더디고 가해자 처벌도 미흡하다"며 "고의적·반복적 사기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책위는 정부와 국회에 ▲전세사기 전담 수사팀 구성 ▲불법 단기임대에 대한 처벌 강화 ▲피해자 중심 입증 구조 개편 등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이들은 시민 1000여명 서명을 받은 탄원서와 피해자 40여명 탄원서를 수원지법에 제출했다.
/글·사진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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