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차별금지법’ 하부 과제로 미뤄…‘새정부 인권 과제’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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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새 정부 출범 때마다 제시해 온 '새정부 인권 과제' 논의가 진통을 겪고 있다.
그간 인권위가 꾸준히 주요 과제로 꼽아 온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이례적으로 하부 과제로 밀려난 채 상정됐고, 일부 위원은 '노란봉투법 제정'을 인권 과제에서 빼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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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새 정부 출범 때마다 제시해 온 ‘새정부 인권 과제’ 논의가 진통을 겪고 있다. 그간 인권위가 꾸준히 주요 과제로 꼽아 온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이례적으로 하부 과제로 밀려난 채 상정됐고, 일부 위원은 ‘노란봉투법 제정’을 인권 과제에서 빼자고 주장했다. ‘인권위 정상화’를 안건에 넣자는 주장을 두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인권위는 9일 오후 제12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지능정보사회에서의 인권보호 강화, 기후위기 대응 및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취약계층 보호 등 이재명 정부에 제시할 15대 인권과제 목록에 관한 ‘새정부 인권과제 의결의 건’을 상정해 심의했으나 이숙진 상임위원과 원민경·소라미 위원이 “인권과제를 제시하기 전 인권위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의결을 반대해 23일 열리는 다음 전원위에 재상정하기로 했다. 이날 김용원 상임위원이 불참하면서 정족수 6명이 채워지지 못했다. 인권위는 2003년 참여정부 때부터 새정부의 국정과제에 반영될 인권과제를 제시해왔다.
이날 안창호 위원장은 안건으로 올라 온 15개의 인권과제를 하나씩 짚어가며 논의했는데, 위원들은 ‘인권위 정상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숙진 상임위원은 “여당 공약집을 살펴보면 3대 비전 중에 ‘내란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이 있는데 그 23번째가 ‘인권위 정상화’다. 이와 관련한 항목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석훈 위원은 “그건 인권위가 비정상이라는 걸 전제로 한 것”이라며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섰다.
한석훈 위원은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는 불법파업에 대한 응당한 조처”라는 취지로 ‘노란봉투법’을 새 정부 인권과제에서 빼자고도 주장했다. 이에 소라미·원민경 위원은 “손해배상 청구는 사용자 측의 보복일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했다.
특히 논란이 된 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다. 인권위가 새 정부 출범 때마다 주요 과제로 제시했고 20여년간 제정을 권고해온 차별금지법 제정은 이재명 정부에 제안할 15대 인권과제 안건 중 15번째 ‘기본적 인권보장 체계의 구축’이라는 큰 분류 항목 안의 하부과제로 포함되는 데 그쳤다. 인권위는 참여정부 때(2003년)부터 지속해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가장 중요한 10대 인권과제 등으로 꼽아왔고, 특히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인권위는 10대 인권과제 중 첫 번째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조속한 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이한별 위원은 세부과제로 포함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정부 공론화 추진’이라는 세부과제에 대해서마저 “찬반양론이 있으니 ‘포괄적 차별금지에 대한 정부의 공론화 추진'으로 완화하자”고 주장했고, 안창호 위원장은 이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법’이 빠진 ‘차별 금지’는 법제화 취지를 부정하는 말이다. 다만 이숙진·원민경 위원 등이 “인권위에서 이미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다”며 반발해 애초 문안이 바뀌지는 않았다.
인권위 한 관계자는 “안창호 위원장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인권위가 요구하는 것이 아닌 정부가 주도해서 공론화를 추진하라는 후퇴된 제안을 했을 뿐”이라며 “이는 안 위원장 취임 이후 차별금지법 제정을 인권 정책 우선 과제에서 삭제하고, 이를 반대하는 세력도 있으니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슬쩍 발을 빼온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취임 전부터 논란이 됐던 안 위원장은 지난 4월엔 2017년 이후 매년 인권위 차원에서 참여해온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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