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마약 전문가 "부처별 제 일만 챙기니 중독자 치료·재활 정책 구멍"

손현성 2025. 6.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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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정책이요? 정부 부처별로 제 할 일은 하지만, 그것만으론 한계가 분명합니다."

윤웅장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초빙교수가 우리나라 마약류 수요 감소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하다며 분절된 부처별 대응 방식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짚었다.

결국 중독자가 형사사법 절차 종료 뒤에도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치료·재활 지원을 받도록 연계하는 정책을 써야만 마약류 수요가 감소될 수 있다고 윤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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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웅장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초빙교수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출신 보호행정 전문가
"보호관찰 등 종료될 때 단절... 재범 위험 커져"
"이수 명령 등 프로그램에 지역사회 연계 필요"
윤웅장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초빙교수가 5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회의실에서 본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남동균 인턴기자

"마약 정책이요? 정부 부처별로 제 할 일은 하지만, 그것만으론 한계가 분명합니다."

윤웅장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초빙교수가 우리나라 마약류 수요 감소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하다며 분절된 부처별 대응 방식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짚었다. 지방자치단체도 약물 남용 대응에 무관심해선 안 되고 약물 의존자의 치료·재활·회복이 꾸준히 이어지도록 적극 참여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5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30년 가까이 공직 생활하면서 시급히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여겨오던 것들이 퇴직할 때까지 별로 개선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며 이재명 정부 들어 검토됐으면 하는 마약류 대책을 제언했다.

1997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윤 교수는 1999년 법무부 산하 수원보호관찰소에서 마약류 사범 재범 예방 수강명령 집행 업무를 맡은 걸 시작으로 27년간 마약류 예방과 치료 회복 실무 경험을 쌓아온 보호행정 전문가로 꼽힌다.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을 지내며 주요 보호관찰소 15곳에 투약사범의 재기 기회를 부여하려는 취지로 심층 상담 전문가 그룹 등을 도입했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범부처가 마약류 문제를 논의하는 마약류대책협의회(마대협)에도 참여해왔다.

윤 교수는 마약류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겪은 과제를 차근히 짚었다. 그는 "밀수와 유통 사범 검거에선 기관 간 협력이 잘 되지만 투약 사범을 줄이는 정책에선 소관 부처별로 개별 법에 정해진 자기 일만 한다. 그래도 아무 탈이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예방교육과 치료보호 운영, 보호관찰, 이수명령 집행 등 분절된 업무만 보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각종 프로그램이 끝날 때 약물 중독자는 가장 방심하기 쉬운데도, 사실상 혼자 남겨져 재범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소변 검사를 자주 받는 당국의 보호관찰 기간에 약에 손대는 재범률은 3%대지만, 전체 마약류 사범 재범률은 32~36%에 달하는 데 시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중독자가 형사사법 절차 종료 뒤에도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치료·재활 지원을 받도록 연계하는 정책을 써야만 마약류 수요가 감소될 수 있다고 윤 교수는 강조했다. 약물 의존자가 사회로 복귀할 정도로 회복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어느 한 부처나 한 기관에서만 감당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도 약물 남용 예방과 치료·재활에 관여하도록 정부가 적극 유도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2023년 마약사범은 전년보다 50% 늘어 처음 2만 명을 훌쩍 넘었고, 입건된 투약자만 1만여 명에 달했다. 증가 추이를 감안하면 지자체도 참여시켜 중독 분야 서비스 전달 체계를 광범위하게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게 윤 교수 얘기다. 하지만 마약류관리법에 지자체도 치료보호 조치 등 의무가 명시돼 있는데도 정작 5년마다 수립하는 마약류 관리 기본계획에는 지자체 역할이 빠져 있다. 윤 교수는 "약물 의존자가 약물 치료 이수 명령을 받거나 보호관찰 중일 때 지역사회 중독치료재활 전문가와 연계해주는 유기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했다. 약물 중독자 회복에 성과를 내온 민간단체들 의견도 정책 수립 때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적발되지 않고 투약하는 암수(暗數)가 적어도 3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스스로 치료를 원하는 투약자가 상담 받을 수 있도록 지역별로 상담기관 등을 대폭 확충하고, 치료보호기관이 마약 환자를 거부하지 않도록 치료 실적에 인센티브를 확실히 줘야 한다는 제언도 했다. 윤 교수는 "치료·재활·회복 과정에 꾸준히 참여해 도움을 받은 사람이 회복한다. 혼자서 회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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