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유값 20% 내릴 때 주유소는 ‘찔끔’ 인하…‘뭔가 수상하다’

정남구 기자 2025. 6. 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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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에서 화물차 1대로 운송 용역업을 하는 김아무개씨(64)는 '이해할 수 없다. 뭔가 수상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1월에 배럴당 평균 80.4달러에서 5월에 63.7달러로 4개월 사이 20.8% 떨어졌다.

그런데 주유소 자동차용 경유가격은 1월 평균(전국) 리터당 1563.53원에서 5월에 1502.15원으로 3.9%(61.38원)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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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올해 큰폭으로 떨어졌다는데 왜 주유소 경유가격은 거의 안 떨어지는 거지요?”

경기도 성남시에서 화물차 1대로 운송 용역업을 하는 김아무개씨(64)는 ‘이해할 수 없다. 뭔가 수상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1월에 배럴당 평균 80.4달러에서 5월에 63.7달러로 4개월 사이 20.8% 떨어졌다. 그런데 주유소 자동차용 경유가격은 1월 평균(전국) 리터당 1563.53원에서 5월에 1502.15원으로 3.9%(61.38원)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이를 보면 김씨가 의심쩍어하는 게 무리가 아니다.

국내 주유소 경유값을 직접 움직이는 건 배럴 단위로 거래되는 원유가격은 아니다. 싱가포르 석유제품 시장에서 거래되는 경유 가격이 직접적인 기준이 된다. 여기에 환율, 유류세, 유통비용 변동이 영향을 끼친다. 정부는 5월부터 경유에 매기는 유류세 인하폭을 리터당 46원 줄였다. 그만큼 가격 인상요인이 생겼다.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국내 경유 가격의 하락폭은 너무 작다.

한겨레는 유류세 변동의 영향을 제거하기 위해, 경유 국제가격을 원화로 환산해 정유사의 세전 공급가격과 비교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공시 자료를 보면, 싱가포르 시장 경유 가격은 지난 1월 리터당 873.64원(달러 표시 월평균 가격을 한국은행 월평균 환율로 계산)이었다. 경유가격은 계속 하락해 5월에는 696.16원으로 4개월 사이에 20.3% 하락했다.

반면 국내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세금 부과 전 가격)은 1월 리터당 949.91원에서 5월 830.47원으로 12.6% 하락하는데 그쳤다. 액수로도 국제가격이 리터당 177.48원 떨어질 때, 국내가격은 그 3분의 2에 불과한 119.44원밖에 하락하지 않았다.

대한석유협회는 누리집에서 “지난주 국제석유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정유사 공급가격을 산정하고 있다”며, 국제 가격과 국내 가격의 시차가 1주일 가량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실제 국내 가격 인하 속도는 국제 가격에 한참 뒤처져 있는 셈이다. 국제가격과 국내가격간 차이는 1월 76.27원에서 4월 102.96원으로, 5월 134.31원으로 계속 벌어졌다. 국제유가 하락기에 정유사들이 국내 가격 인하를 의도적으로 늦추며 ‘마진’을 키웠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휘발유 가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 시장 휘발유(95RON) 가격은 1월 리터당 794.25원에서 5월 670.73원으로 4개월 사이 15.5% 내렸다. 같은 기간 국내 정유사의 보통휘발유 세전 공급가격은 리터당 836.1원에서 763.6원으로 8.7%밖에 내리지 않았다.

3월까지는 비슷한 속도로 하락했으나, 4월 이후 국제 가격 하락폭을 국내가격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두달 새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은 리터당 742.28원에서 670.73원으로 90.4원 내렸는데, 국내 가격은 786.88원에서 763.6원으로 23.3원 내리는 데 그쳤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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