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만에 끝난 친정과의 동행..킴브렐의 시대, 이제 완전히 끝일까[슬로우볼]

안형준 2025. 6.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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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애틀랜타와 단 한 경기만에 결별했다. 킴브렐의 시대는 이제 완전히 끝난 것일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6월 8일(한국시간) 우완투수 크랙 킴브렐을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했다. 단 하루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불과 하루 전인 7일 마이너리그에 머물던 킴브렐과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7일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 킴브렐을 기용했다. 1이닝 무실점. 킴브렐은 양팀이 4-4로 팽팽히 맞선 7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단 3명의 타자만을 상대한 킴브렐이다.

물론 깔끔하지는 않았다. 등판하자마자 선두타자 엘리엇 라모스에게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포수 션 머피가 도루를 저지해냈다. 후속타자 이정후에게는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견제로 이정후를 1루에서 잡아냈다. 이어 윌머 플로레스를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쳤다.

세 명의 타자만 상대하며 1이닝을 막았지만 아웃카운트 2개가 주루사였다. 이닝 당 출루허용은 2.00. 안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애틀랜타는 하루만에 킴브렐에 대한 기대를 빠르게 거두고 그를 전력에서 제외했다.

다른 불안요소도 있었다. 이날 킴브렐은 총 14구를 던졌다. 포심 최고 구속은 시속 92.8마일. 평균 구속은 시속 91.6마일이었다. 리그 최하위권의 수치. 평균 시속 98마일 이상의 공을 던지던 킴브렐의 모습은 이미 온데간데 없었다.

MLB.com은 킴브렐에 대해 "누구도 그가 시속 97-98마일을 던지며 40% 이상의 탈삼진율을 기록할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한 경기에서 보여준 구위는 애틀랜타가 왜 그를 빅리그에 두는 것을 주저했는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결국 메이저리그급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격세지감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988년생 우완 킴브렐은 메이저리그를 지배하는 투수였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애틀랜타에 지명된 킴브렐은 2010년 빠르게 빅리그에 데뷔했다. 지명 첫 해 루키리그에서 상위 싱글A까지 오르며 24경기 10세이브, 평균자책점 0.51을 기록했고 2009시즌에는 싱글A부터 트리플A까지 모두 섭렵하며 49경기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2010년 트리플A에서 48경기 23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강력한 모습을 이어가자 애틀랜타는 2010년 그를 빅리그로 콜업했다.

킴브렐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강렬했다. 데뷔시즌 21경기 20.2이닝, 평균자책점 0.44를 기록하며 빅리그를 경험한 킴브렐은 2011년 공식 루키 시즌이자 첫 풀타임 시즌에 79경기 77이닝, 46세이브,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 올스타 선정과 신인왕 수상은 당연했고 사이영상 투표에서 9위, MVP 투표에서도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거침없는 질주는 이어졌다. 킴브렐은 2014년까지 4년 연속 내셔널리그 구원왕을 차지했고 2013시즌에는 커리어 하이인 50세이브를 달성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세이브 1위를 거머쥐었다. 2012년에는 63경기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01로 올스타 선정과 함께 사이영상 5위에 올랐고 2013년에는 68경기 50세이브, 평균자책점 1.21로 사이영상 4위를 차지했다. 2014시즌에도 63경기 47세이브, 평균자책점 1.61을 기록한 킴브렐은 4년 연속 구원왕, 4년 연속 올스타, 4년 연속 사이영상 투표 TOP 10을 달성했다.

데뷔 첫 5시즌 동안 애틀랜타에서 294경기 289이닝을 투구하며 186세이브, 평균자책점 1.43을 기록한 킴브렐은 2014시즌을 끝으로 애틀랜타를 떠났다. 당시 '왕조 시대'를 마치고 암흑기를 보내고 있던 애틀랜타는 가치가 절정이었던 킴브렐을 트레이드 해 미래를 준비하고자 했다.

애틀랜타를 떠난 킴브렐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치며 다소 기복은 있었지만 그래도 '이름값'은 해내는 모습으로 20대를 보냈다. 2015시즌을 샌디에이고, 2016-2018시즌을 보스턴에서 보낸 킴브렐으 4년간 248경기 243.2이닝을 투구하며 147세이브,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했다. 애틀랜타 시절에 비해서 성적이 하락했고 세이브 1위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해당기간 3차례 올스타(2016-2018) 선정, 사이영상 6위(2017, 67G 35SV ERA 1.43) 등 여전한 활약을 펼쳤다. 2018년 보스턴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꼈다.

하지만 그게 사실상 전성기의 마지막이었다. 30세 시즌이던 2018년을 끝으로 킴브렐은 한 번도 30세이브 고지를 밟지 못했고 기복에 시달리는 투수가 됐다. 시카고 컵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거쳐 올해 친정 애틀랜타로까지 돌아갔지만 2019-2015시즌 7년간 기록한 성적은 296경기 278이닝, 107세이브, 평균자책점 3.88로 전성기와는 크게 멀어졌다.

해당기간 두 차례 올스타(2021, 2023)에 선정됐지만 7년간 3.00 미만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단 한 번(2021, 63G 24SV ERA 2.26) 뿐이었다. 36세 시즌이던 지난해에는 볼티모어에서 57경기 23세이브, 평균자책점 5.33으로 크게 부진했고 올해는 결국 메이저리그 계약도 따내지 못해 친정 애틀랜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시즌을 준비했다.

구속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킴브렐은 2018시즌까지만 해도 평균 시속 97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였다. 하지만 2019시즌부터 점차 구속이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3.9마일로 데뷔 후 처음으로 94마일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올해는 단 한 경기 뿐이지만 빅리그에서 평균 시속 92마일이 채 되지 않는 공을 던졌다.

킴브렐은 올해 트리플A 15경기에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45의 준수한 성적을 썼다. 그리고 빅리그에 콜업돼 친정팀 유니폼을 다시 입었지만 평가는 냉정했다. 단 한 경기만에 DFA 통보를 받았고 결국 친정과의 동행은 하루만에 마무리됐다.

킴브렐은 빅리그 16시즌 통산 838경기에 등판해 810.2이닝을 투구하며 56승 47패 440세이브,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했다. 440세이브는 켄리 잰슨(LAA)에 이어 현역 2위의 기록이자 메이저리그 통산 5위의 기록. 메이저리그 역사상 킴브렐보다 많은 세이브를 거둔 투수는 마리아노 라베라(652SV), 트레버 호프먼(601SV), 리 스미스(478SV), 잰슨(461SV) 단 네 명 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었던 킴브렐은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오를 확률이 높다.

37세인 킴브렐은 아직 유니폼을 벗기에는 애매한 나이다. 다만 최근 흐름을 보면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사에 남을만한 성과를 낸 킴브렐이 과연 다시 한 번 빅리그에 건재함을 알릴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점차 스러지는 투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크랙 킴브렐)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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