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잡으면 이긴다?…풍경 달라진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거의 매시간 온라인 커뮤니티를 둘러보면서 당원들 여론을 살펴보고 있어요."(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보좌진)
민주당의 새 원내대표 선거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국회의원만 참여해오던 선거에 처음으로 권리당원들이 참여하게 되면서다. 그간은 의원들을 상대로 한 물밑 접촉이 주된 선거운동 방식이었지만, 전국 권리당원을 상대로 한 고공 여론전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심을 겨냥한 친명(친이재명) 경쟁 역시 한층 과열되는 분위기다.
권리당원 표심은 이날 기준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과 권리당원 110만여명(12개월 전 당원 가입·6개월 이상 당비 납부)이 모두 투표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의원 42명의 푯값과 맞먹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처음이다 보니 원내대표 선거에 얼마나 많은 권리당원이 참여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투표율을 고려하면 권리당원이 의원 30명 안팎 수준의 비중을 갖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권리당원 표를 당락을 가를 주요 변수로 평가한다. 한 민주당 인사는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보통 일정 수준 이상의 의원들 표를 확보한 뒤 출마를 결정한다"며 "그만큼 박빙 승부가 많기 때문에 권리당원 표가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대형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후보가 최근 오광수 민정수석비서관 임명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가, 이내 "이 대통령이 충분히 고려해 판단했을 것"이라며 한발 물러선 것을 두고도 '권리당원 표를 의식한 행보'라는 말이 나온다. 일부 당원들로부터 "대통령 인사권에 간섭하지 말라"는 항의를 받았다는 후문도 있다.
권리당원들이 이 대통령에 대해 압도적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는 만큼, 후보 간 '친명 경쟁' 역시 과열되는 분위기다. 후보들은 저마다 이재명 정부와의 호흡을 강조하며 '명심'(이 대통령 의중)이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내세우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김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지금까지 대통령과 최고의 관계였듯 원내대표로서 최고의 당정 관계를 만들어 국정과제가 원활히 수행되도록 하겠다"고 했고, 서 후보도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 그 주춧돌이 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인 만큼 '친명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후보들이 이 대통령과 가까운 만큼 수직적 당정 관계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정부와 여당의 원팀 형성이 최우선 과제인 것은 맞지만, 과도한 친명 경쟁은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가 인기 투표로 흐르며 강경론 과도하게 대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른 한 의원은 "국회의원은 당원들을 대표하기도 하지만, 본인을 뽑지 않은 모든 국민들까지도 대표한다. (그 국회의원들의 대표인)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라며 "일부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가 곧 민심이라고 여기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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