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구부 없는 진짜 대한민국?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 2025. 6. 1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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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출범했다.

그러나 어떤 후보도 이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고, 새 정부는 경제 성장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방점을 둔 조직 개편을 통해 인구정책의 독립성을 더욱 약화시켰다.

새 정부가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인구정책 거버넌스의 전면 개편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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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 인터뷰 /사진=이인실,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새 정부가 출범했다. 인구 위기라는 국가 존립의 핵심 과제에 대한 체계적 준비 없이 국정을 시작했다. 아쉬운 것은 지난주 발표된 대통령실 조직개편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저출생대응수석이 있었지만, 이번 개편에서는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실이 'AI 산업 육성, 첨단기술 전략 수립, 인구구조 변화, 기후위기 대응 등 중장기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구조가 됐다. 인구정책이 AI 강국 도약이라는 국가적 과제와 함께 묶여 관리되는 것이다. 2024년 합계출산율 0.75명, 2060년 생산인구 100명이 80명의 고령자를 부양해야 하는 절박한 현실에서 인구정책의 집중도와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조직 개편은 기존 인구정책 거버넌스의 한계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현재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예산·평가·기획 기능이 부재하고, 타부처 1년 단위 파견자 중심으로 구성돼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 정책이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고, 예산도 각 부처와 지자체에서 제각각 집행되다 보니 중복과 누락이 반복된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지난 5월 대선을 앞두고 제안한 '대한민국 인구 위기 반전을 위한 10대 정책'에서 인구전담부처 설치를 강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어떤 후보도 이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고, 새 정부는 경제 성장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방점을 둔 조직 개편을 통해 인구정책의 독립성을 더욱 약화시켰다.

새 정부가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인구정책 거버넌스의 전면 개편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부조직법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개정해 '인구기본법'을 제정하고, 예산권을 가진 독임제 부처를 신설해야 한다. 출산과 양육을 국민의 책무가 아닌 '권리'로 규정하고, 국가가 이를 보장할 의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신설될 인구전담부처는 저출산·고령화뿐만 아니라 이민과 축소사회 적응전략까지 정책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실질적 권한이 필요하다. 인구정책 예산 조정권, 중앙정부와 지자체 정책 평가권을 부여해 단순한 조정 기구가 아닌 실행력 있는 부처로 만들어야 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폐지하고, 인구전담부처가 총괄 조정 역할을 하면서 주거, 일·가정 양립, 양육, 교육 등 개별 정책은 기존 부처가 수행하도록 역할을 명확히 분담해야 할 것이다.

주거 불안,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교육비 부담 등 청년들의 현실적 고민을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미래 전략이다. 정부는 청년세대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현재 추세가 지속되면 2100년 우리나라 인구는 중위 기준 1700만 명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제대로 된 거버넌스와 정책을 펼친다면 인구 규모는 줄어들더라도 지속가능하고 활력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

앞으로 5년이 골든타임이다. 새 정부는 선택해야 한다. 지금 당장 인구정책 거버넌스를 정비할 것인가, 아니면 향후 돌이킬 수 없는 국가 소멸의 책임을 질 것인가. 인구정책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실질적 행동을 촉구한다. 미래세대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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