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새 정부에 기대하는 노동정책

양지훈 변호사 2025. 6. 10. 02: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주4.5일제 도입·확산으로 2030년까지 OECD 평균 이하로 노동시간을 감축하겠다는 노동공약을 제시했다.

이번 정부는 범정부 차원에서 주4.5일제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이후 업종별·직능별로 단계적·부분적으로 정책을 검증한 이후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공약 중 지난 더불어민주당 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은 것으로 우리의 일상을 바꿀 만한 것은 노동시간 단축정책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지훈 변호사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주4.5일제 도입·확산으로 2030년까지 OECD 평균 이하로 노동시간을 감축하겠다는 노동공약을 제시했다. 이번 정부는 범정부 차원에서 주4.5일제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이후 업종별·직능별로 단계적·부분적으로 정책을 검증한 이후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노동공약으로는 교섭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실질적 사용자가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에 임하도록 하는 '노란봉투법'안과 포괄임금제를 금지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마련해뒀다.

새 정부의 공약 중 지난 더불어민주당 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은 것으로 우리의 일상을 바꿀 만한 것은 노동시간 단축정책이다. 문재인정부는 주52시간 근로상한제를 전격 시행했다. 정책 시행의 결과는 숫자로 확인된다. 한국은 과거 최장 노동시간 국가에서 2023년 임금근로자 기준 연간 노동시간 1874시간으로 OECD 38개국 중 6~7위로 순위가 개선됐다. 개별 근로자가 체감하는 정책효과는 더 크다. 근로자들은 만성적인 야근의 일상에서 벗어나 저녁 6시가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말 그대로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게 됐다. 이러한 노동시간 단축의 일상은 비가역적인 노동조건이 됐고 사용자 역시 이제는 추가 근로시간을 비용으로 인식하게 됐다.

문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라는 환경적 제약에서 정책의 효과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노동시간 단축정책이 대기업, 중견기업 등과 같은 대규모 사업장에서만 시혜적으로 시행됐을 뿐 소규모 사업장에선 전과 같은 장시간 근로가 유지되거나 실질임금 감소로 근로자들의 만족도가 유의미하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복수의 연구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제 도입 이후 기업들이 종전보다 임금수준이나 노동강도를 조정하거나 비정규직을 늘리는 방식으로 근로조건이 악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규모 기업의 경우 견고한 하청구조 속에서 근로조건을 개선할 만한 충분한 재원을 가지고 있지 못하므로 노동시간 단축 등의 정책변화로 불가피한 노동비용 상승에 직면하면 근로자들의 노동강도를 강하게 하는 전략을 채택하기 쉽다는 것이다(고혜진 등 '근로시간 단축과 삶의 만족').

결국 단순히 노동시간만 단축하는 정책으로는 1차 노동시장에서 소외된 하청·소규모 작업장 근로자, 비정규직,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힘들다. 이는 실제 노동시간 단축안에 대한 고용형태별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정규직의 50%가 주4일 또는 주4.5일제에 동의한 반면 비정규직은 35%, 특수고용직 등은 45%로 상대적으로 적게 동의했다(2025년 5월26일자 매일노동뉴스 보도).

이와 같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하에서 전체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은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 이중노동시장 자체를 구조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일개 정책의 효과는 여전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전체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선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기간에 강조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실제 사업장에서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동일임금 정책 역시 구체적인 실행엔 여러 어려움이 따르고 부작용 또한 클 수 있다. 지난 정부에서 이뤄진 최저임금 일괄인상이 노동시장 내에서 여러 부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미 제출된 하나의 사회적 합의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이 제기한 이른바 '사회적 임금조율 전략'이 그것이다. 대기업 임금인상의 폭을 줄여 이를 중소기업 임금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도록 경영자단체와 노동조합 상급단체가 사회적으로 조율하자는 것이 제안의 주된 내용이다. 노동시간 단축정책 시행엔 경제주체들의 넓은 사회적 합의를 통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이 선결돼야 한다.

양지훈 변호사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