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여름 독서 버킷 리스트

매주 한국정치평론학회와 함께 소개하고 있는 ‘이 시대의 고전’,
지난주엔 이동수 경희대 교수가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스’ 3부작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오레스테스는 아가멤논왕의 아들로,
내연남과 공모해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를 살해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행한 것일지라도
어머니를 살해한 것은 패륜이라,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기며 죄책감에 시달리다
아테네로 와서 아테나 여신에게 심판을 요청합니다.
아테나 여신은 자기 소관이 아니라며
아테네 시민들에게 판결을 넘기고, 판결에서 오레스테스는
유죄 대 무죄 동률을 선고받지요.
갈 곳 없는 오레스테스를 아테네가 포용해, 아테네 시민이 되고,
복수의 임무를 다하지 못해 갈 곳이 없어진 복수의 여신들 또한
자비의 여신으로 개명해 아테네에서 살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등
희곡 작가들의 작품은 시민 교육을 위한 텍스트였다고
이동수 교수는 설명합니다.
결국 아이스킬로스가 최고의 정치체로 생각하는 아테네는 인간의 고통스러운 이중성을 담지하고, 갈등과 복수의 연속 속에서 얻은 지혜를 통해 시민들이 서로 화해하는 공동체다.
6월이 되었고, 여름이 왔습니다.
뉴욕타임스 북리뷰 인스타그램에서
‘여름 독서 챌린지’ 공지를 읽었습니다.
‘뉴욕타임스 북리뷰’의 많은 이가 어릴 적에, 여름 독서가 시작될 때만큼 짜릿한 일은 없었답니다. 가능성으로 가득 찬 책 목록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 끝엔 금빛 별 스티커나 피자 같은 보상이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 시절은 흘러갔을지 몰라도, 여름이면 느꼈던 문학적 기대감의 전율은 여전합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의아했습니다.
여름방학 필독서 목록이 짜릿했던 적이 있었던가요?
대개 따분했고, 과제라는 중압감에 외면하게 되었지요.
책을 읽은 보상으로 피자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놀이처럼 책 읽는 문화와
독서를 의무로 여기는 문화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공지는 이어집니다.
우리는 여전히 여름 독서 챌린지를 좋아합니다. 보다 넓고 깊게 읽자는, 길고 긴 독서 목록을 하나씩 지워가자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고 해먹, 수영장 의자, 에어컨 바람 솔솔 나오는 방구석이 손짓하는 이 계절을 한껏 누리자는 초대. 앞으로 석 달간 우리와 함께 책을 읽어요. 열 가지 과제를 추려 목록을 만들었어요. 여름이 끝나기 전 최소 다섯 가지를 완수할 수 있을까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중 한 권 읽기’
‘작년에 출간된 책 읽기’ ‘평소 읽지 않는 장르의 책 읽기’
‘번역서 읽기’ ‘읽어본 적 없는 작가의 책 읽기’
‘어릴 적 좋아했던 책 다시 읽기’ ‘오디오북 듣기’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 배경인 책 읽기’
‘여름에 일어난 일을 다룬 책 읽기’
‘동네 도서관에서 책 빌려 읽기(사서 추천 책이면 추가 점수 있음!)’….
버킷리스트 중 ‘번역서 읽기’ 추천 목록 맨 앞에
반갑게도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있네요.
여름 독서, 함께 도전해 보실까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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