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점 늦고 반응 無? 李·트럼프 통화 ‘갑론을박’…전문가들 견해는
통화 내용 놓고 트럼프·미국 정부 공식 반응 안 나와
야당 “이례적이다. 가벼운 신호 아냐” 비판
전문가들 “트럼프 관례 무시…과민 반응할 필요 없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통화를 놓고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야당 일각에선 이전 정부보다 통화 시점이 늦었다며 대미외교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쏟아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통화 내용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더했다. 다만 외교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의 상황에 미루어 통화 시점 등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취임 사흘 만인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 통화를 했다. 약 20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두 정상은 한·미동맹 발전에 협력하고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만나기로 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문재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두 취임 직후 미 대통령과 즉각 통화한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백악관은 이 대통령 당선 직후 이례적으로 ‘중국의 영향력 우려’를 언급했다”며 “새 정부의 노선에 대한 의구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주요 정상과의 통화 내용을 SNS에 소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주석과 통화 내용을 직접 자신의 SNS를 통해 소개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며 “명확한 외교적 냉기, 온도 차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전문가들은 다른 견해를 보였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국제학부)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례대로 행동하고 움직이는 지도자가 아니다.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며 “바이든 전 대통령이었으면 아마 관행대로 바로 통화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상 간 통화를 언제, 얼마나 했는지 등 기존의 전통적인 잣대로 지켜보고 파고들면 논쟁만 커질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직무대행도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일방주의가 심화하고 동맹에 대한 배려가 줄어든 모습”이라며 “중국에 우선순위가 밀린 것은 맞지만, 이 대통령의 진보적 성향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러 전화를 늦게 했다고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G7 정상회의, 나토 정상회의에 초대를 받은 것을 봤을 때 현재 우리나라의 외교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며 “미국의 반응과 트럼프 대통령 말 한마디에 지나치게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이후 반응을 내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들과 대화하고 SNS에 올리는 건 자랑하거나 아니면 그걸 통해서 뭔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그게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무난하게 첫 단추를 끼웠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때는 플러스보다 마이너스가 안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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