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첫 인권 전수조사···미등록자로 확대 가능성

김혜진 기자 2025. 6. 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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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근로자 첫 인권 실태 조사···"구조적 인권침해 진단"
미등록 이주노동자 체불 등 인권침해 조사 확대 가능성
▲ 양주 한 농가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오이순을 다듬는 모습./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가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첫 인권 실태 전수조사에 나선다. 그동안 농촌지역 고용 현장에서 드러난 단편적 사례를 넘어 구조적 인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도는 최근 불거진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등 논란에도 공감한다며 앞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인천일보 2025년 5월14일자 1면 등>

9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이달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권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6개월간 진행한다. 조사는 도내 계절근로자 420명, 고용주 100명, 시·군 공무원과 농협 직원 30명 등 총 550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면접 방식으로 이뤄진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농가인구 감소, 고령화, 인건비 상승 등 농업인력 수급 부족에 따라 농번기에 단기간 필요 인력을 외국에서 유입하는 제도로, 수요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히 늘고 있다.

도내 20개 시·군 1137개 농가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4411명을 올해 필요 인원으로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기준 도에 고용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2587명으로, 전년대비 1054명에서 145%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은 주로 농촌지역에 배치되고 한국어능력시험 없이 입국하는 구조 탓에 언어 장벽과 노동조건 사각지대 등에 놓이기 쉽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문제는 취약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계절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독립적인 인권 실태조사는 국내에서 이뤄진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관련 연구나 신뢰할 수 있는 통계자료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인권침해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항목으로는 임금체불과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 휴게시간 보장, 산업안전과 건강권, 여권 및 통장 보관 실태, 폭언·성희롱 등이 포함된다. 이외에도 한국어능력, 생활적응 정도, 불법 브로커 임금 착취 등 계절근로자의 정주 여건 전반이 다뤄진다.

조사 문항은 출신국 비중이 높은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필리핀어로 번역해 시행한다. 선행 문헌 분석과 함께 국내외 유사 제도와 사례도 참고하며, 이주 현장 활동가와 실무자들 의견을 반영해 설문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도는 이번 조사가 단순히 고용조건을 진단하는 수준을 넘어서 계절근로자 제도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파악하고 제도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도는 미등록자를 포함한 이주노동자들의 전반적인 인권침해 실태에 대해서도 조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인천일보는 지난 4월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동청을 찾았던 미등록 이주노동자 비타빗 솔로몬(39)씨 사례를 계기로 경기지역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임금체불 등 구조적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가 제도 개선과 현장 보호 조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전에 이주노동자 주거권 관련 조사를 했고, 앞으로 인권침해 등 조사도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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