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을 펼친 사람들] ④ 전표원 에이원식품 대표

김용락 2025. 6. 9. 21:4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평생 과자 만들어 자수성가, 이젠 아이들에 꿈 만들어주고파”

어린시절 무일푼으로 시작해 사업 일궈
2006년 한부모가정 다섯 가구에 첫 나눔

오랜 기간 다양한 아동들 위한 후원 이어가
경남모금회·경남적십자사에도 도움 손길

“나눔은 아이들에 도전 기회 만들어 주는 것
앞으로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이어갈 것”

경남신문과 초록우산이 2025년 지면을 통해 ‘초록우산을 펼친 사람들’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캠페인은 다양한 모습으로 아동을 위한 나눔에 참여하고 있는 후원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초록우산을 펼친 사람들’ 네 번째 순서로, 먹고살 만큼은 있으니 나누게 됐다고 말하는 전표원(69) 에이원식품 대표를 만났다.

전표원(왼쪽) 에이원식품 대표가 인터뷰를 마친 뒤 초록우산 로고를 펼쳐 보이고 있다.

◇50원 들고 부산 향한 아이= 에이원식품의 주력 상품은 도넛이다. 전국 편의점, 대형마트에 납품돼 있는 상품의 주 고객은 아이들이다. 전표원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평생을 과자를 만들고 판매해 왔다. 그렇기에 나눔의 방향도 아이들에게로 향해 있다. 전 대표는 어린 시절 무일푼에서 시작해 자수성가했다.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 곧장 부산으로 향했다. 그의 목적지는 5촌 아저씨가 운영하는 부산 영도의 한 과자공장. 숙식을 제공한다는 조건 하나만 보고 무작정 떠난 길이었다.

“50원을 손에 쥐고 집을 나왔어요. 청도역까지 가는 버스비로 15원, 청도역에서 부산역까지 열차비로 20원, 영도까지 가는 버스비로 15원을 쓰니 남은 돈이 없더라고요. 그 뒤론 죽어라 일만 했어요.”

당시 하루 일당은 100원. 근무시간도 정해진 게 없어 새벽까지 일해도 100원밖에 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열악한 숙식에도 진절머리가 난 상태가 이어졌다. 그는 결국 사장과 담판을 짓기로 결심한다. 40㎏이 조금 넘은 꼬맹이는 공장 일이 아닌 시장에 가서 제품을 팔겠다고 강하게 제안했다. 아이의 당돌함에 사장은 두 손을 들며 그러라고 했다.

사과 박스 4개에 제품을 담아 팔았던 첫날 전 대표는 600원의 수익을 올렸다. 나중에는 하루에 1600원을 벌었다. 이틀이면 한 달치 공장 일당을 벌 수 있었다. 2년 정도 지나니 과자공장을 창업할 만한 목돈이 마련됐다.

그 후 21살 때 소라과자가 유행할 시기에 울산에서 첫 과자공장을 열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서툴기도 했고 사기도 당했다. 세상은 녹록지 않았다. 이후 부산 남천동에서 사업을 다시 시작했고 1997년도부터 김해로 공장을 확장해 에이원식품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아이들과 같이 살아가는 사회 만들어야= 전 대표는 자신이 직접 경험했듯이 아이들이 가진 무궁한 가능성을 믿고 있다. 나눔은 아이들이 최소한 도전할 기회를 사회가 만들어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행해진다. 전 대표는 2006년 첫 나눔을 시작했다. 당시 김해 상동파출소 경찰들로부터 한부모가정을 알게 됐고, 지자체를 통해 한부모가정 다섯 가구를 8년간 도왔다. 2년 전 도움을 줬던 한 아이로부터 받은 감사 인사도 기억한다.

“우리 공장에도 그런 한부모가정이 있어 상황을 잘 알았어요. 나에겐 큰 금액이 아니더라도 그들에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으로 도움을 계속 줬어요.”

전 대표는 자신도 어려운 시절을 겪었기에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 과자를 만드는 업을 하다보니 도움의 대상이 아이들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지금 5040세대가 학교에 다닐 때 매점에 약과를 많이 납품했어요. 그 당시 학생들이 우리 제품을 많이 사줘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죠. 항상 그 세대 자식 세대들 중 한 사람이라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전 대표는 나눔은 ‘같이 살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하루 밥 세끼는 먹으며 미래를 꿈꿀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아이들을 향한 과자 후원에 대해 과장하지 말라면서 전한 “있으니 준다”는 말에는 되레 애정이 느껴졌다. 그는 최근 초록우산을 통해 산청·하동 산불 피해 아이들을 위해 약과도넛을 후원하는 등 오랜 기간 다양한 아이들을 위한 물품 후원을 이어왔다. 그는 이외에도 경남공동모금회와 경남적십자사에도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내가 힘이 되면 있는 것들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작지만 일단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나눔을 이어가려고 해요.”

글·사진=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Copyright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