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병원 응급오픈한 의사, 실명 위기 ‘교감의 눈’ 구했다
굵은 고무줄 튕겨 ‘동공 출혈’
응급처치 성공… 감사패 예정

시력을 잃을 위기에 처한 교사를 도운 안과 의사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인천송림초등학교 김민경(49) 교감은 지난달 25일 저녁 인천 미추홀구 자택 베란다에서 짐정리를 하던 중 튕겨 나온 굵은 고무줄에 오른쪽 눈을 다쳤다.
사고 직후 통증이 심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던 김 교감은 시야가 점점 뿌옇게 변해 앞이 보이지 않자 119에 신고를 했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눈 상태를 확인한 뒤 급히 그를 이송하려고 했지만, 안구 외상을 진료할 수 있는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을 수 없었다. 일요일 저녁 시간이라서 인근 안과 병·의원도 문을 다 닫은 상황이었다.
이대로 시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진 김 교감은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해 일면식도 없었던 장진호(57) 푸른세상안과의원 원장과 간신히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장 원장은 초기에 응급처치를 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시력 손상과 후유증을 겪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당일 오후 11시30분께 서울 양천구 자택에서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자신의 병원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당시 김 교감은 동공에 출혈이 발생해 시력이 저하되는 ‘외상성 전방출혈’과 ‘홍체파열’이 생겼고, 안압이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승한 상태였다고 한다. 장 원장은 안압을 조절하는 약과 까진 눈꺼풀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약을 처방하며 응급조치를 했다.
그 덕분에 시력을 회복하고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김 교감은 이 사연을 담은 편지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에게 보냈다. 도 교육감은 장 원장에게 오는 11일 감사패를 수여하기로 했다.
장 원장은 9일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환자가 상당히 위험한 상황인 것을 안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눈에 생긴 외상은 안과 의사가 진료해야 하는데 의료파업의 여파로 응급실에 의사가 없었던 것 같다”며 “갑작스럽게 표창까지 받게 돼 당황스럽지만 요즘 같이 응급실 공백이 있는 상황에서 도움이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효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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