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세 김형석 교수 왜 ‘퇴직이 인생의 끝이 아님’을 강조했나

기호일보 2025. 6. 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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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석 도시경제연구소장/도시계획학 박사
김선석 도시경제연구소장

퇴직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사무직이든 기술직이든 현직에 있을 때는 같은 사무실에서 비슷한 명함을 들고 일하지만 퇴직 후의 삶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자연스럽게 컨설팅, 창업, 강연 등으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한다. 

반면 누군가는 오랜 경력에도 사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해한다. 이처럼 직장에선 유능한 직원이었지만 퇴직 이후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남는 데에는 차이가 생긴다.

대부분의 기술직은 손에 익은 실력으로 퇴직 후에도 재취업하거나 소규모 프로젝트, 컨설팅, 개인 창업 등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다시 일할 수 있다. 반면 일반 사무직은 조직 내 회의, 보고, 조율 같은 일을 주로 해 왔다면 퇴직과 동시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현실적인 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차이는 결국 '오늘을 준비한 사람'과 '아무런 대비 없이 지내온 사람'의 차이, 즉 준비 여부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105세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60대가 돼도 진지하게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제2의 마라톤을 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남성 81.6세, 여성 87.3세, 전체 평균 84.5세다. 은퇴 연령을 60세로 본다면 앞으로 20년 이상을 '직장 없는 인생'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 시간을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쓰임 받는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직장인은 퇴직 전에 다음 세 가지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 미래형 기술 역량을 익혀라. 디지털 기술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도구다. 문서 작성, 영상 편집, 자동화, 클라우드 협업, 챗GPT 같은 AI 도구 활용 능력은 더 이상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퇴직 후에는 보고서를 대신 써 줄 후배도, 회의 자료를 도와줄 팀원도 없다. 기획부터 실행까지 직접 해낼 역량을 갖춘 실무형 인재가 돼야 하며, 디지털을 도구로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만이 새로운 시대에 활약할 수 있다.

둘째,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자격을 갖춰라. 명함에 자격증만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자격은 실제로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 진정한 가치가 생긴다. 평생교육사, 사회복지사, 디지털 활용 자격(예:ACP), 조경기능사 등은 고령화, 디지털 전환, 정서적 돌봄 수요와 같은 시대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들 분야는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다. 

따라서 자격증은 단순한 취득이 아닌 인구구조와 생활 방식 변화에 부합하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준비는 퇴직 후가 아니라 현직에 있을 때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셋째, 일할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라. 단순히 병원에 가지 않을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대사회에서는 하루 4~6시간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체력이 필수적이다. 지치지 않는 체력은 퇴직 후에도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되며 60대 이후에는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즐기고 습관화하는 것이 건강을 넘어 실질적인 업무 능력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꼭 필요하다.

장미는 꽃이 지기 시작하면 다음 봄을 준비한다. 직장은 언젠가 떠나는 공간이다. 하지만 직업은 평생 우리의 이름과 함께한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다가온다. 기술을 통해 '도구를 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자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며, 체력을 통해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무자로 다시 설 용기를 지닌 사람만이 퇴직 후에도 '필요한 사람'으로 남는다. 

당신의 지혜와 손길을 기다리는 자리는 세상 어딘가에 여전히 있다. 진짜 전성기는 바로 지금부터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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