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심장으로 생명 이을까…희망 커진 장기이식 대기자
정부, 해결책 'DCD' 도입 검토
뇌사자·심정지 환자도 기증 가능
새생명본부 “대기시간 단축 효과”
전문가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정부가 뇌사자뿐 아니라 심정지 환자까지 장기 기증이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인천지역 장기이식 대기자들에게도 희망이 커지고 있다.
9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고령화로 장기 부전 환자가 늘며 장기이식 희망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의학의 발달로 뇌사자가 줄면서 장기 기증자와 대기자 간 수급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복지부는 해결책으로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DCD)'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변화로, 인천지역 대기자들도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되며 현장에서도 기대 섞인 반응이 나왔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서 발표한 '2023년도 장기 등 기증 및 이식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인천에선 1575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렸다. 직전 해(1522명)보다 53명이 늘었다.
같은 해 인천에선 장기이식 대기자의 5.8% 수준인 88건의 장기이식만 진행되며, 대기자 대비 실제 이식 수술 현황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곽성실 새생명장기기증운동본부 의료상담실장은 "장기기증 대기자는 보통 6~7년 기다린다. 하지만 간 이식 환자가 급성 간부전에 걸리면 하루 이틀 안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고, 투석 환자도 오랜 시간 대기하긴 어려운 실정이다"라며 "DCD 도입으로 장기이식이 원활해지면, 대기 시간 단축으로 회복 속도도 빨라질 것이고, 사회적 비용 절감 등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DCD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장기기증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승연 전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은 "최근 인간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만성질환으로 장기이식 수요가 전 지역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라며 "심장이 멈추는 것이나 뇌가 멈추는 것은 의학적으로 봤을 때 모두 사망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DCD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이 입수한 복지부의 '장기 등의 기증 및 이식에 관한 종합계획 수립 연구'에 따르면 DCD를 도입하게 될 경우, 장기 기증자는 579명에서 5년 후 775명으로 34%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9월 발표되는 복지부의 '장기·인체조직 기증 활성화 기본계획(2025∼2029년)'에 'DCD 도입'을 반영할 예정"이라며 "연명의료결정법과 장기이식법 개정, 사회적 합의 도출 등의 절차들을 밟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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