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피하려다” 사고나 불… 5~7월 로드킬 집중, 야간운전 조심해야

홍성/김석모 기자 2025. 6. 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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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9시48분께 충남 홍성군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면 홍성휴게소 부근을 지나던 그랜저 승용차가 고라니를 피하려다가 갓길 콘크리트 방호벽을 들이받고 불이났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오후 9시 48분쯤 충남 홍성군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홍성휴게소 인근에서 A(64)씨가 몰던 그랜저 승용차가 갓길 콘크리트 방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돌 사고 직후 A씨는 차에서 탈출했고, 이후 엔진룸에서 시작된 불은 차 전체로 번졌다.

119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9대와 소방관 27명을 투입해 24분 만인 오후 10시 12분쯤 불을 껐지만 차는 모두 불에 탔다. A씨는 “갑자기 도로에 뛰어든 고라니를 피하려다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고 한다.

야생동물로 인한 교통사고는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전문가들은 로드킬(동물찻길사고) 사고가 5~7월 사이와 야간 시간대에 집중된 만큼 운전자가 대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이 분석한 동물 찻길 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 동안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21만7032건이다. 월별로는 5월이 2만4429건으로 가장 많았고, 6월이 2만3556건, 10월이 2만1544건, 7월이 2만332건 순이었다. 10월을 제외하면 2만건이 넘은 달은 5·6·7월뿐이다. 5~7월 로드킬은 6만8317건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한다.

송의근 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은 “로드킬 사고가 가장 많은 고라니의 경우 새끼 고라니가 1년간 부모 품에서 자란 후 독립하는 시점이 5~7월 사이다”라며 “먹이도 논과 밭에 풍성해지는 시기라 이동이 늘면서 이때 로드킬 사고도 집중적으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로드킬 종별 세부 현황을 보면 야생동물에 포함되지 않는 개·고양이를 제외한 총 11만3706건 중 고라니가 6만3691건으로 5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고라니와 함께 로드킬을 당하는 너구리, 멧돼지, 노루, 오소리 등은 야행성 동물로 야간 시간대 사고가 잇따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같은 기간 고속도로 로드킬 사고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총 6078건 중 자정(0시)~오전 8시 사이에 46.9%인 2851건이 발생했다. 송 연구원은 “야간에 야생동물의 먹이 활동이 활발해지고, 운전자들도 어둠 탓에 시야가 좁아져 야생동물 발견이 늦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시 조천읍 도로에서 노루가 차량에 치여 숨져있다./제주동부소방서 제공

로드킬 예방 및 2차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동물주의 표지판을 잘 살피고 규정 속도 준수, 급격한 핸들 조작, 상향등 작동 금지 등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한다. 상향등의 경우 야생동물의 시야를 자극해 오히려 야생동물이 움직이지 않거나 차량 방향으로 달려들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백자은 한국도로교통공단 사고조사연구원은 “로드킬 사고 다발 지점에는 동물 주의 표지판이 설치된 만큼 인근을 지날 땐 서행하면서 전방을 살펴야 한다”면서 “야생동물 발견 시에는 비상등과 함께 경적을 울려 주변 차량에도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급격한 핸들 조작도 위험하다”면서 “만약 사고가 발생했다면 비상등을 켜고 차량을 갓길에 정차시킨 후 관계 기관에 신고해야 2차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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