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사내부부 669쌍…결혼·출산 친화 정책이 만든 변화

직원 수 1만2669명을 기준으로 전체의 10%를 넘는 수치다.
이는 2015년 서울 삼성동 본사 시절(307쌍)과 비교해 10년 새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한수원을 비롯한 다수의 지방 공공기관들이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회사 내부에서 배우자를 찾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과 거리가 먼 지역에서 근무하는 젊은 직원들 사이에선 자연스레 동료와의 교류가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수원의 경우 출산축하금, 다자녀 가산점, 가족용 사택 제공 등 결혼·출산 친화적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사내 연애와 결혼을 장려하고 있다.
첫째 자녀에 100만 원, 둘째에 200만 원, 셋째 이상에는 300만 원의 축하금을 지급하고, 다자녀 직원에게는 인사 평가나 승진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방 근무 여건상 외부에서 연애 상대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직장 내에서 시작된 관계가 안정적인 복지 환경과 맞물리며 결혼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사택과 육아시설의 확충도 사내 부부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사내 어린이집 입소 시 부부 직원 가정에 가점을 부여하거나, 태아를 동반 가족으로 간주해 사택 입주 자격에 포함시키는 등의 제도는 출산을 앞둔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세 자녀를 둔 장인성(37) 차장은 "입사 동기와 결혼해 지금은 세 아이를 함께 키우고 있다"며 "사택 내 어린이집, 다자녀 가점 등으로 육아 부담이 줄었고, 회사 차원의 배려가 체감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한수원뿐 아니라 충남 태안의 서부발전, 대구의 한국가스공사, 울산의 한국에너지공단 등 지방 이전 공공기관 다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에는 일부 기관이 스튜디오 촬영비, 웨딩 비용 등 결혼 준비 과정에 필요한 실비까지 지원하고 있어 젊은 세대의 결혼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내 결혼은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지방 근무 현실과 복지정책이 맞물려 하나의 흐름이 된 셈"이라는 공공기관 내부의 인식 변화는, 장기적으로 저출산 문제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