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K-신스틸러'를 만나다…오달수 "관객은 작품을 같이 만드는 동료"
[※ 편집자 주 = '신스틸러'(scene stealer)란 어떤 배우가 출연 분량과 관계없이 주연을 뛰어넘는 큰 개성과 매력을 선보여 작품에 집중하게 하는 인물 혹은 캐릭터를 이르는 말입니다. 단어 그대로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강탈한다는 뜻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팀은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한 배우 중 드라마, 영화 등의 매체로 영역을 확대해 '신스틸러'로 활약하는 배우의 릴레이 인터뷰 콘텐츠를 연재합니다. 콘텐츠는 격주로 올라가며 한국의 연극출신 'K-신스틸러' 배우 아카이브로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신스틸러' 제작진은 오달수와 연극계 후배인 배우 서한결, 연극 평론가 김수미가 함께 한 인터뷰를 전편에 이어 공개한다.
▲ 오달수 배우(달수) :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손때가 묻고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가만히 만지고만 있는다. 그런데 꼭 그런 순간이 온다. 공연 3일 전이라든지 거의 닥쳐서 '그분'(연기의 감을 찾는 순간)이 딱 올 때가 있다.
▲ 달수 : '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라는 작품이 있는데 거기서 경비원 역할을 했다. 50대 남자 경비원. 엄청나게 부담스러웠다. 이상하게 10분 나왔다가 그냥 밋밋하게 들어가면 존재감이 없잖아요. 공연을 3일 앞두고 갑자기 '그분'이 오셨다.
▲ 서한결 배우(이하 한결) : 신이 내리셨네요.
▲ 김수미 평론가(이하 수미) : 오달수라는 배우의 연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사람이든 책이든, 뭐가 있나.
▲ 달수 : 많은 배우가 그런 얘기 많이 한다. 주위를 관찰한다고. 쓸데없이 2호선 타고 몇 바퀴 돌고 저도 그런 적 있다.
▲ 수미 : 주연은 대부분 어디서든지 빛이 나고 싶어 하고 중심에 있다. 카메라의 중심에 있든 어쨌든 그 사람이 주인공이니까. 그런데 선생님은 자리를 자꾸 비켜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달수 : 엔딩 크레딧에 이름이 가장 먼저 올라갈 뿐이지 그 신마다 주인공은 따로 있다. 그런 것도 잘 받쳐줘야 하는 게 주연이든 조연이든 동료 배우들이 해줘야 할 일이다.
▲ 수미 : 영화 '대배우'에는 배우 오달수의 생각이 잘 묻어나 있다. 그래서 처음보다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 한결 : 울다 웃다 했다.
▲ 수미 : 박찬욱 감독님과 오달수 배우의 인연이 아주 각별하다.
▲ 달수 : 영화 데뷔한 게 '해적, 디스코왕 되다'라는 작품이다. 여기서는 역할 이름도 없다. 그냥 '뻘쭘남' 정도다. 인권 영화 단편 시리즈 '여섯 개의 시선'의 박찬욱 감독 편에 제가 파출소장 역할로 잠깐 출연했다. 그게 인연이 돼 '올드보이'라는 영화를 찍게 됐다.
▲ 한결 : 연극 무대랑 영화 현장의 다른 점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나?
▲ 달수 : 연극은 무조건 가야 하는 거고, 한 번 지나가면 컷이 없으니까 무조건 해야 한다. 영화 같은 경우는 '테이크'(카메라를 중단시키지 않고 한 번에 찍는 장면이나 부분)가 있으니까 외려 쉽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거다. 그런데 테이크 여러 번 가는 것만큼 괴로운 게 없다.
▲ 수미 : 배우 오달수가 그렇게 많은 영화에 러브콜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를 생각해 보면 다른 배우를 이렇게 살려주고 빛나게 했던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 달수 : 자기가 돋보이려고 한다기보다 남을 돋보이게 해주면 그 배우가 나하고 이렇게 한 그 장면에 나올 때 그가 빛난다. 그러면 나도 자연히 같이 빛난다. 그 장면 자체가 재미있어지면 더 좋은 거다. 그걸 잘 모르면 골치 아픈 거다. 자연스럽고 또 재미있어야 하고 자기가 즐기는 게 아니다. 배우라는 직업은 어디까지나 관객을 위해서 존재하는 거다. 자기 연기 세계에 막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어떻게 보일까?'라고 생각하면서.
▲ 수미 : 관객이 두려울 때도 있으셨죠?
▲ 달수 : 연극 '오구'에서 '문상객 1' 역을 처음 할 때 우리 친형님이 보러 오셨다. 그냥 나가 앉아 있기만 했던 역할이었는데 부끄럽고 땀이 삐질삐질 났었다. 형님이 불안해서 못 보겠다고 했었다. 그때부터 버릇이 생긴 게 관객을 나와 뿔을 맞대고 있는 '코뿔소'로 여겼다. 서로 버티는 것처럼.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뿔을 딱 놓을 때 대단히 자유로워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머릿속에서 '이게 코뿔소가 아니었구나, 둘이 서로 호흡을 같이 해야 하는구나'라는 걸 터득했다. 내가 던져주면 저기서 피드백을 주고, 내가 또 받아서 또 더 신나게 가는 거다. 그래서 관객은 같이 작품을 만들어 가는 동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가 그제서야 약간 도를 트는 거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제작총괄 : 홍제성, 프로듀서 : 신성헌, 구성 : 민지애, 진행 : 김수미·서한결, 촬영 : 박소라, 웹기획 : 박주하, 스튜디오 연출 : 박소라, 촬영협조 : 씨제스 스튜디오,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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