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늙어가는 산업수도' 울산, 제조업 위기 극복 대책은?

강정원 기자 2025. 6. 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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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이자 산업수도로 불려온 울산의 제조업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생산 현장은 활력을 잃고 늙어가고 있으며, 미래를 이끌어야 할 청년들은 산업 현장을 외면하고 있다. 어제 통계청 울산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울산의 제조업 임금 근로자는 3만 1,000명이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울산의 전체 임금 근로자 수가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제조업의 침체는 더욱 두드러진다.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등이다.

 문제는 단순히 일자리가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인력 구조의 급격한 고령화다. 10년 전 8,000명에 불과했던 60세 이상 제조업 근로자는 1만7,000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40세 미만 청·장년층 근로자는 2만9,000명이나 줄었다. 이러한 추세라면 최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연구총서에서 전망한 '2032년 울산 제조업 인력 7만 명 부족'은 머지않은 현실이 될 것이다.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중후장대' 산업 위주의 울산의 특성상 청년 제조업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기술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는 등 회사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노력보다는 당장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대기업과 협력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이런 산업 생태계에서는 청년들이 머무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청년들의 빈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우고 있다. 

 상황이 이토록 위중하지만, 위기의식은 보이지 않는다. 청년층은 경쟁력 없는 기업을 외면하고, 기업은 청년층 없이는 성장할 수 없는 '이중의 덫'에 갇혀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울산의 미래는 없다.

 이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일자리의 질과 근로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청년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불공정한 산업 생태계를 바로잡고,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지원해야 한다.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 그리고 기업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산업수도 울산'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시급히 제시해야 한다. 제조업의 붕괴는 단순히 한 도시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울산 제조업에 닥친 위기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