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경제 항산항심] 해양수도 부산과 부산금융중심지
조기대선으로 출범한 새정부가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해양수도 부산을 위한 해양수산부 부산이전 공약이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됐다. 수도권의 비정상적인 성장과 집중으로 지방과 격차가 벌어지면서 부산을 포함해 상당수 지방 도시가 소멸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의 경제 규모가 인천에 추월당하면서 그 위상마저 추락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해수부의 부산이전은 새로운 부산,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과감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판단된다.
그런데 단순히 해수부의 이전으로 부산이 저절로 해양수도로 발전할 수 있을까? 무릇 하나의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수단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지니면서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해수부의 이전과 함께 논의되고 있는 HMM의 이전, 북극항로의 개설지원 등이 유기적으로 추진되면서, 남부권의 주요 도시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미래성장동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닐 때 부산은 해양수도 및 남부경제권의 거점도시로 발전할 것이다. 그럼, 부산이 해양수도로 발전되어야 하는 당위성과 해양수도의 기능과 역할이 명확히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도 어언 20년이 훌쩍 지나면서, 수도권 소재 공기업의 지방분산과 세종특별자치시 등의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는 오히려 확대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협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 노동시장의 경직성, 그리고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가 고착화되면서 국가균형과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이른바 초광역경제권역의 구축이다. 인구와 경제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과 대응할 수 있는 광역경제권, 즉 남부경제권의 구축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과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권과 대구와 경북의 대경권, 그리고 광주와 전주를 포함하는 호남권역이 포함되는 남부경제권의 구축은 수도권과 경쟁적 보완관계를 지니면서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해양수도 부산은 단순히 부산만의 발전전략이 아닌 남부권역의 동반성장을 통해 지방소멸의 위기극복과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는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장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해수부 이전으로 촉발된 해양수도 부산과 남부경제권의 구축은 가능한 정책목표인가? 이를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은 존재하는가? HMM의 이전과 북극항로의 개설 가능성으로 부산이 글로벌 해운물류의 허브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정부의 지원은 언제까지 지속 가능한지? 따라서 민간부문의 역할, 즉 금융이 필요하다. 다행히 부산은 2009년 특화 금융중심지로 지정돼 최근 기회발전특구와 결합되면서 금융중심지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 금융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현재 남부권의 주요도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우주항공, 모빌리티와 풍력 및 수소에너지 등 첨단산업이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발전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대선과정에서 언급된 동남투자은행은 재원조달과 투자기능이 강화되고, 부산금융중심지의 중장기전략을 수립 및 추진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기반이 견고한 남부권투자금융공사로 기능과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 부산금융중심지는 뉴욕이나 런던처럼 장기간에 걸쳐 자연적으로 발생한 금융중심지가 아니라, 싱가포르와 두바이처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으로 만들어지는 정책적 금융중심지이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기구가 필수적이다.

부산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부산항, 그리고 유라시아 철도의 시발점이며, 북극항로의 시점 등 무한한 잠재력으로 대한민국의 해양수도, 나아가 남부경제권의 거점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이다. 과거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기 부산이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한국경제를 견인했듯이, 이제는 해양수도 부산을 기반으로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부산의 시대적 소명에 우리 모두 관심과 지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