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일주일' 혼돈의 국민의힘…계파 갈등에 지도체제·쇄신 '공회전'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일주일이 다 되도록 차기 지도체제를 놓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의원들이 반성과 당의 쇄신이라는 본질에 집중하기보다 당권에 따른 계파별 이해관계에 휘둘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9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지도체제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3시간 가까이 격론을 벌였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특히 전날 김 위원장이 제시한 국민의힘의 5가지 개혁 방안 중 '대선 후보 교체' 당무감사와 '탄핵 반대' 무효화에 대해서는 의원들 다수가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석열계인 강승규 의원은 의총에서 김 위원장이 제안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방침에 대해 "비대위원장의 한마디로 (더불어민주당의) 총 30번의 정부 인사 '무고 탄핵'과 국회 권력 독점, 이재명 대통령 방탄용 사정기관 협박, 행정부 예산권 무력화 등의 비상계엄 유발 원인은 없던 일이 돼버리는 건가"라고 했다.
강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단순히 탄핵 과정에서 법적 절차에 대한 이견만으로 탄핵을 반대했던 건가. 각자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비대위원장의 말 한마디로 뒤엎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대선 후보 교체 과정에 대한 당무감사 방침에 대해선 "저는 명확히 기습 후보 교체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혁신안을 빙자한 당무감사를 통해 누구를 겨냥하는 건가"라며 "개혁안은 무제한 토론 등의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당의 중지를 모아야 할 일이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비대위원장이 홀로 결론 낼 문제는 아니다"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박덕흠 의원은 "(대선 후보 교체) 당무감사에 대해선 반대가 많다. 당무감사는 잘못된 것 같다고 거의 다 얘기한다"고 전했다. 조승환 의원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적이 없는데 이를 무효로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의원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방침에 대해 "이미 지나간 건데 지금 무슨 소용이냐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라며 "그에 반해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니 완전히 이전 정부랑 선을 긋는 게 필요하단 의견이 맞서고 있다"고 밝혔다.
사의를 표한 일부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의 제안이 비대위에서 공론화된 적 없는, 숙고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정당성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제 임기는 개혁이 완수될 때까지"라며 이달 말까지인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친윤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제기됐다. 박 의원은 "당대표 선거를 빨리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더 많다"며 "(김 위원장은) 사퇴해야 된다는 사람도 있고,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다시 재신임하는 게 좋겠단 의견도 있다"고 했다. 일부 의원은 대선 패배 책임을 통감하면 지도부 총사퇴가 답이라며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반면 친한동훈계 우재준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김용태 위원장은 잘했다는 의견이 많다. 그래서 힘을 좀 많이 실어줘야 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며 "필요하다면 임기를 연장해 주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라는 게 제 생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당무감사라는 게 사무처 직원들인데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잘못이 있다 없다 결론내기가 어렵다"고 했다. 또 "9월 전당대회는 김 위원장의 주장인데 동의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비대위원장은 6월 말까지가 원래 임기이니 차기 지도체제는 16일에 뽑히는 새 원내대표가 협의해서 결정하는 게 순리에 맞다"고 했다.

의견이 분산되자 김 위원장은 차기 지도부 체제와 당 개혁안 신임 여부 등을 전당원 투표에 부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은 아직 모이지 않은 상태다.
당내에선 이같은 파열음 이면엔 차기 당권을 향한 계파별 이해관계가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친윤계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임기 연장을 시사하며 9월 전당대회 개최를 꺼내들면서 한동훈 전 대표 또는 김문수 전 장관의 당권 도전을 돕고 있다고 의심한다. 친윤계 의원들은 당분간 비대위 체제가 유지돼야 한단 입장이다.
한동훈 전 대표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바라는 친한계는 친윤계와 각을 세우며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싣는 모습이다. 다만 친한계 일각에선 한 전 대표가 이번 전대에 출마하지 않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일부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옛 친윤계, 친한계, 김문수 전 장관을 미는 쪽 등에서 여러 사사로운 계산이 들어가니까 문제가 꼬이고 사안이 복잡해지는 것"이라며 "김용태 원장도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전권을 일임하고 물러나겠다고 말하면 끝나는 건데 갑자기 임기 연장을 들고 오니 혁신안의 내용은 기억이 안 나고 무슨 의도인지만 관심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순리대로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의 판단을 받는 게 합리적이다. 16일 새 원내대표 선출 후 당권구도가 좀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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