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물면 그만"… 새 정부 ‘허위 앰뷸런스’에 칼 빼드나

응급 환자 이송이 아닌 타 용도로 운행하는 '허위 앰뷸런스'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관리 대책 마련을 요구해 개선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다만 불법 행위로 행정처분 대상이 된 구급차들조차 과징금만 내고 영업을 지속하는 등의 문제도 있어 관련법 개정이 수반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9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최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경찰에 허위 앰뷸런스(구급차)에 대해 제대로 된 계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환자를 태우지 않고 운용되거나 '구급'이라는 본연의 용도와 관련 없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구급차가 끊이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경기도가 지난 2022~2024년 도내 사설 구급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구급 용도 외 운행하다 행정처분을 받은 구급차는 총 8건이었다.
주로 출퇴근 이동용 또는 친척 집 방문 등 개인 용도로 사용되다 적발됐다. 또한 발인 때 장례식장 관을 운구하고자 구급차를 쓴 경우도 있었다.
도의 행정처분은 신고 및 민원이 제기됐을 때 한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행정청에서는 허위 구급차의 수가 적발건수에 비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설 구급차는 119구급차와 함께 도로교통법상 '긴급자동차'로 분류돼 긴급 상황 시에는 속도 제한이나 신호 위반 등에 단속되지 않는 특혜를 부여받는다. 이러한 편의성 보장에 무분별한 허위 구급차 운용을 막고자 현행 응급의료법은 사설 구급차는 응급환자 이송 외 다른 목적의 사용을 금지하도록 규정한다.
반면 구급차 관리 실태는 미흡한 실정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9~2023년 부적절한 구급차 운용으로 총 304건의 행정처분이 내려졌다.
구급 용도 외 구급차를 운용할 경우 15일간의 업무 정지 처분이 내려지는데, 과징금으로 갈음할 수 있어 과징금만 납부하고 영업행위를 이어가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 관계자는 "구급차의 불법 행위를 직접 수사할 권한이 없어 법무부에 관련법 개정을 여러 차례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나설 권한은 없고 경찰에 협조 의뢰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구급차 불법 행위와 관련한 지침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몇 년간 단속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이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지시를 전달하면서 현실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현실을 고려하면 경찰이 선제적으로 현장 단속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있으니 조만간 상부에서 관련 지침이 내려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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