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노란봉투법' 현실화 임박···울산 주력산업 '긴장'
원청, 하청 직접 사용자 인정땐
상호 단체교섭 · 손해배상 책임
파업때 대체인력 쓸 수 없어
울산 3대 주력산업 파장 클 듯

울산 조선·자동차·석유화학 3대 주력산업 및 노동계가 '노란봉투법' 현실화 임박에 긴장하고 있다.
주요 쟁점은 '원청을 하청의 직접적 사용자'로 보느냐다. 이를 인정하면 원·하청 상호 간 단체협약 및 손해배상 책임이 가능해지는데, 하청의 '줄 파업' 시 대체인력을 쓸 수 없게 돼 산업수도 울산에선 그야말로 비상상황이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하반기 단체협약에 나선 울산 내 협력업체(하청) 노동조합원들 사이에서 빠르면 이달 중으로 노동조합법 2·3조 안이 개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는 지난 4일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지역 대선 유세 과정에서 "취임 후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을 3주 안에 처리할 것"이라고 공표한 데 따른 것이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사용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이다. 기존에선 하청 노동자의 교섭 대상자를 직고용한 업체로만 한정했는데, 그 한계를 넓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호 간 단체교섭·손해배상 책임 등이 가능해진다.
이는 조선·자동차·석유화학 3대 주력산업으로 이뤄진 울산에선 큰 파장으로 다가온다.
먼저 조선의 경우 '맏형' 격인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가 올해 9년 만의 단체협약에 들어갔지만, 교섭 대상인 7개 회사 모두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5월 2일부터 15일까지 노사 간 상견례는 마쳤지만, 실무교섭에 들어가기도 전 '기본 합의서'도 작성하지 못하고 있다. 기본 합의서는 교섭 장소 협의·교섭 위원 선정 등 단체협약 시 기본 절차다. 주 사유는 하청업체의 '부담'이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이 시행된다면, 올해 현대중 하청노조가 제시한 △임금 30% 인상(통상임금 포함) △8시간 1공수 △하계유급휴가 5일 보장 등의 안을 원청과 직접 교섭이 가능해진다. 다르게 말하면 쟁의권 확보에 따른 파업 시엔 원청이 '직접 사용자'가 돼 대체 근로자를 구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타격을 입게 된다.
2년 넘게 임단협 진통을 이어오다 총파업 71일을 끝으로 지난 4월 극적 합의한 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 노조도 마찬가지다. 하청이 하청근로자 파업 시에 대체근로자를 구하는 것은 위반이나, 원청은 별개로 인정돼 원청에서 다른 사업체 근로자를 구하는 것은 가능하다.
법이 개정되면 이마저 불가능하다. 파업 대체 수단이 없다는 뜻으로, 현재 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 노조 소속인 대덕산업은 내년 단체협약 역시 염두해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내 1하청이었던 이수기업 상황 역시 복잡해진다. 이수기업은 지난해 9월 폐업했고, 이후 하청노동자들은 원청인 자동차에 고용 승계를 원하며 올해도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직접 사용자'가 된다면 다양한 법적 책임을 원청에서도 피할 수 없게 된다.
한 지역 노조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귀향비'를 하청 근로자는 50만원, 원청 근로자는 70만원을 받는다"라며 "대선 공약대로 노조법이 개정돼 '정당한 근로자'의 권리가 실행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역 주력 3대 기업 중 한 업체는 "노조법 2·3조 개정은 '개악'이다"라며 "실행으로 이어진다면 막대한 피해로 울산에서 건사한 기업은 한 군데도 없을 것이다. 부디 절충안이 있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