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은행 이자이익의 비밀.."가산금리 조정, 2년 전에도 안 통했다"

권화순 기자, 김도엽 기자 2025. 6. 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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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이자 핵심은 '가감조정금리'..연간 목표이익 달성 위해 금리 인위적으로 결정
5대 은행 평균 가계대출 금리변화/그래픽=이지혜

윤석열 정부에 이어 이재명 정부도 가계대출 이자 경감을 위해 금리산정 체계 개편을 예고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정부가 생각하는 조달금리나 업무원가, 법정비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라는 시장 가격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면 가격 왜곡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산금리는 별 영향없어..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가 핵심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은행법을 개정해 대출금리 산정시 각종 출연금과 교육세 등 법정비용(약 0.2%)을 반영할 수 없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대출금리는 조달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를 빼서 결정한다. 8개에 달하는 가산금리 항목 중 법정비용을 빼버리면 이론적으로는 대출금리가 0.2%포인트(P) 만큼 떨어져야 한다.

국회에서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뜻하는 예대금리 차이를 1개월 마다 공시하고, 예대금리차가 벌어질 경우 금융위원회가 금리 산정의 합리성·적절성을 검토해 필요할 경우 개선 등의 조치를 권고 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도 야당 의원 중심으로 발의된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법정금리 미반영과 1개월 주기 공시로 대출금리를 낮추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은행 대출금리 산정시 조달금리나 법정금리보다는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난 2023년부터 시행 중인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에 따라 연간 1회 목표이익률(가산금리 항목)를 연초에 정한다. 목표이익률을 높게 잡은 상태에서 가감조정금리를 수시로 조정해 연간 경영목표로 설정한 이자이익을 거두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금융지주가 연간 4조원의 이자이익을 목표로 설정했다면 분기당 1조원의 이익을 내야 한다"며 "1조원을 벌기 위해서는 이에 맞게 영업전략을 짜야 하고, 이 과정에서 가감조정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은행 이자이익 추이/그래픽=이지혜

2년전 예보료·지준금 뺐어도 대출금리는 더 올라...압박 안통하면 '횡재세' 재논의 될수도
실제 지난해 60조원에 육박하는 이자이익을 거둔 은행권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하향 결정에도 대출금리를 올렸다. 5대은행 기준 대출금리는 지난해 3월 4.32%에서 올해 3월 4.45%로 올랐다. 이 기간 은행 조달금리는 3.71%에서 2.91%로 낮아졌지만 가감조정금리를 2.41%에서 1.06%로 대폭 축소해 경영상의 목표 이익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가감조정금리는 흔히 알고 있는 신용카드 실적, 급여통장 이체 실적, 수신실적 등에 따라 적용하는 부수거래 감면금리도 있지만 이보다는 은행 본부와 영업점장 전결에 따른 금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결과적으로 연간 이자이익 목표 및 영업목표에 따라 대출금리가 결정되는 셈이다.

은행들은 지난 2023년부터 가산금리 항목 중 예금자보험료와 지급준비금을 제외했지만 2023년 이후 대출금리는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번에 은행법을 개정해 출연금과 교육세를 추가로 제외하더라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대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금융당국이 개선 조치를 권고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정부가 가격에 직접 개입하면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여지가 있어 민감한 사항"이라며 "우리나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선진국 대비 높은 것도 아니어서 무조건 낮추라 압박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은행권의 NIM은 낮지만 코로나19 이후 가계대출 총량이 급증해 2020년 40조원 수준이었던 이자이익이 4년 만에 60조원으로 불어났다. 정부의 인위적인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통하지 않을 경우 결국 '횡재세' 도입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수 있다. 은행의 법인세에 새로운 세율 구간을 설정해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방안 등도 재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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