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호반 ‘8월 경영권 분쟁설’ 제기된 까닭은

송응철 기자 2025. 6. 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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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사모펀드가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 9.06% 시장에
호반건설이 매수 나설 경우 조원태 회장 경영권 ‘흔들’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뉴시스·한진그룹 제공

한진그룹과 호반그룹 간 경영권 분쟁이 오는 8월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 시기 사모펀드가 보유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이 대거 시장에 풀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호반그룹이 자금력을 앞세워 한진칼 지분 매수에 나설 경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위태로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지분을 보유 중인 대신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만기가 오는 8월 말 도래한다. 대신자산운용(4.90%)과 유진자산운용(4.16%)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9.06%이며, 시장가격은 9000억원대 추산된다.

이 지분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남매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장에 나왔다. 당시 조 전 부사장, KCGI와 함께 '3자 연합'을 구성했던 반도그룹이 분쟁 종식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을 처분하면서다. SK에너지와 기아, 효성, 삼구아이앤씨 등 기업들은 2022년 8월말 3년 기한으로 '클럽딜' 형식의 펀드를 조성, 해당 지분을 확보했다.

문제는 이 지분이 시장에 나오는 시점이다. 현재 조 회장과 호반그룹 간에는 경영권 분쟁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호반건설은 2022년 3월 한진가(家) 남매의 난 종결 후 KCGI로부터 한진칼 주식을 매수한 뒤 꾸준히 보유 물량을 늘려왔다. 그리고 지난달 12일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수하며 지분율을 18.46%까지 끌어올렸다.

그 결과 호반건설과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19.96%) 간 지분 격차가 약 1.5%포인트까지 좁혀지면서 경영권 분쟁 논란이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맞서 한진칼은 지난달 15일 자사주 44만44주(0.66%)를 한진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을 확대했다.

같은 달 16일에는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LS그룹 지주사인 LS가 발행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며 연합전선을 한층 강화했다. 앞서 LS그룹은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계속해서 매수하자 한진그룹과 그룹 간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반호반 전선'을 형성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호반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확보, 공격에 나설 경우 조 회장의 경영권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이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 207만5000주를 담보로 705억원을 대출받은 상태여서 추가 지분 확보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호반건설의 자금력은 풍부하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711억원, 단기금융상품은 3550억원이다.

호반건설은 한진칼 주식 매입이 단순 투자일뿐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중장기적으로 경영권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경영권 확보 여부와 무관하게 분쟁 자체로 상당한 이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영권 확보에 성공할 경우 호반그룹은 사업 다각화 및 신사업 진출을 이룰 수 있다. 특히 호반그룹의 호텔·리조트 부문은 한진그룹의 항공사업과의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 앞서 호반건설이 아시아나항공 모기업인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영권을 손에 넣지 못하더라도 분쟁 과정에서 한진칼의 주가가 상승, 더욱 큰 투자수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결국 호반건설로서는 경영권 분쟁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향후 호반건설이 본격적인 경영권 공격에 나설 경우 조 회장으로선 우호세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 회장은 한진칼 주요 주주인 델타항공(14.9%)과 산업은행(10.58%)을 우군으로 확보하고 있다. 한진칼 지분 3.85%를 보유한 네이버와 GS그룹, 한일시멘트 등도 우호 주주로 분류된다.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과 '백기사'의 합산 지분율은 50.12%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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