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하모니리그] 허예은을 닮고싶어 하는 온양동신초 김나희, 그의 패스에는 낭만이 있다

[점프볼=서호민 기자] 올 시즌 여초부는 온양동신초의 독보적인 1강 체제다. 안 그래도 강했던 온양동신초의 전력은 올해 더욱 탄탄해졌고 실제 전국대회 14전 전승으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현재 온양동신초 경기력을 봤을 때, 전승 우승도 그리 먼 얘기는 아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 서채원(170cm,G.F)과 큰 키에 파워를 앞세운 보드장악력이 위협적인 최아인(176cm,C) 온양동신초가 자랑하는 강력한 무기다.
김나희(153cm,G)는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 전형적인 리딩 가드로 그의 주된 역할은 동료들의 득점을 만드는 것이다. 신장도 153cm로 작고 몸도 얇다. 스피드가 압도적으로 빠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를 상쇄할만한 장점들이 눈에 띈다. 우선, 코트비전이 넓다. 코트 위 9명의 움직임을 모두 살핀 뒤 드리블, 패스, 공격을 선택한다. 당연히 상대는 강하게 압박한다. 그러나 당황하거나 무리하지 않고 다음 플레이를 한다. 볼을 다루는 기술이 좋아 의외로 상대의 강한 압박에도 공을 쉽게 빼앗기지 않는다. 양손 드리블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러면서 번뜩이는 패스센스를 보여준다. 김나희의 위치에 따라 온양동신초의 공격 전개가 달라진다.
온양동신초 대부분의 학생들은 지역에 있는 아산 우리은행 유소년 클럽에서 그대로 올라온다. 오랜 기간 온양이 탄탄한 연계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다만, 김나희는 다른 케이스다. 부산 출신으로 아버지 김동현 씨가 운영하는 부산 모션스포츠에서 클럽농구를 하다가 선수로서 꿈을 키우기 위해 올해 온양동신초 농구부에 입부했다.
김나희의 롤 모델은 KB 허예은이다. 농구공을 처음 잡았을 때부터 허예은이었다. 포지션도 같도 작은 키, 번뜩이는 패스 센스 등 닮은 구석이 있다. 작년 말 윤덕주배 제36회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초등학교 농구대회 클럽부에서 우승 후 김나희는 “선수가 될 때까지 열심히 해서 계속 도전할 거예요. 허예은 선수를 제일 좋아하는데 리딩 가드로서 팀을 이끄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요. 저도 꼭 그런 선수가 될 거에요”라고 했다.
그러고 6개월 뒤 김나희는 선수가 됐다. 적응기는 필요없었다. 정식농구를 이제 갓 시작했지만 어릴 때부터 ‘동호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보고 자라는 등 그의 일상 속에는 늘 농구가 함께 했다. 여기에 매사에 성실한 자세로 농구를 대했고, 빠른 습득력을 보이며 1년도 채 안 돼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5월 경남 사천에서 열린 제47회 소년체전에서 4경기 평균 10.7점 2.2리바운드 7.5어시스트 5.6스틸을 기록,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자옥 온양동신초 코치는 “볼 핸들링이면 핸들링, 시야면 시야 포인트가드로서 갖춰야 할 덕목은 다 갖췄다. 초등학교 선수답지 않게 공격에서 완급조절을 할 줄 알고 상황파악도 빠르다. 동료들의 찬스를 먼저 살피면서도 1대1 개인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며 “인성도 훌륭하다. 훈련할 때도 한번도 꾀부린 적이 없다. 매사에 성실한 자세로 훈련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단 기간에 엘리트 시스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흐뭇하게 바라봤다.
김자옥 코치가 김나희를 더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강한 멘탈’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쉽게 멘탈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자옥 코치는 “멘탈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더 큰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인다. 생활적인면에서도 참 올바르고 예의 있게 행동한다”고 했다.
김나희가 엘리트에 와서 가장 큰 차이를 느낀 건 수비다. “확실히 엘리트에서 배우는 수비가 어렵고 수비 전술도 다양하다”면서도 “원래 클럽에 있을 때는 수비에 대해 무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수비가 좋지 않았는데 엘리트 와서 수비 능력도 많이 향상된 것 같다. 김자옥 코치님께서 친절히 지도해주시니까 더 이해하기 쉽다. 김자옥 코치님을 만난 건 행운”이라고 했다.
클럽을 평정한 김나희는 엘리트에 와서도 순탄하게 적응하고 있다. 물론 이제 막 출발점에 선 만큼 아직 이 선수가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는 예단할 수 없다. 분명 위기가 올 것이고 시련도 찾아올 것이다. 더 높은 무대를 바라본다면 신체적인 성장도 동반되어야 할 터다. 하지만 김나희는 초심을 잃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장벽을 하나, 하나씩 깨부수겠다는 각오다.

“코트에서 가장 작은 데, 작은 신장을 이겨내고 코트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라는 김나희의 다짐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허예은 선수처럼 득점이 필요할 때는 득점할 수 있고, 어시스트가 필요할 때는 어시스트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계속 열심히 노력할 거에요.”
여자농구의 차세대 포인트가드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정식농구를 시작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어느새 초등부 코트를 평정한 소녀는 국가대표와 허예은이란 목표를 향해 오늘도 농구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_점프볼DB, 김나희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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