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옆에는 늘 껄끄러운 '레드팀'을 두라 [이재명 정부 이것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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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부는 예외 없이 권력의 함정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전임자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첫 조치로 '레드팀을 가까이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대통령실 전직 직원은 "레드팀은 결국 내부감찰 기능을 하기 때문에 취지가 좋더라도 조직 내 따가운 눈총을 살 수밖에 없다"며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도 쓴소리가 싫기는 매한가지기 때문에, 결국 대통령 본인이 참모들에게 '고언의 공간'을 얼마만큼 열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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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역대 정부는 예외 없이 권력의 함정에 빠졌다. 절제하지 않고 권한을 남용하거나 협치의 중용을 발휘하지 못했다. 무소불위 대통령제의 한계다.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달라야 한다. 기회를 살리되 위험 요인은 줄여 박수받고 임기를 끝내길 바란다. 그래서 제언한다. 이것만은 꼭 지켜달라고. 5회에 걸쳐 구성해봤다.

"레드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걸 본 일이 없다."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한 전직 직원은 8일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레드팀(조직 내 확증 편향을 막기 위해 의무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는 역할) 기능 실패의 단적 예시로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언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시 여당도 반대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특별사면'을 결단해 재출마의 길을 열어줬지만 참패로 끝났다. 부산엑스포 유치전도 대통령이 직접 전면에 나서 뛰었지만 돌아온 건 '119대 29'라는 참혹한 성적표였다. 윤 전 대통령은 결과 발표 직전까지도 실패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조직 내 자정 기능이 마비된 사이 비선의 '김건희 라인'이 정권 내내 위세를 떨쳤다. '박영선 국무총리·양정철 비서실장' 인선 논란이 대표적이다. 공식 라인에선 부인했지만 비선에서는 "대통령 의중"이라며 힘겨루기를 했다. 지난해 총선 참패 전후로도 윤 전 대통령은 반전의 계기 없이 숱한 논란을 자초하며 민심과 괴리됐다.
정치인 출신의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임명하며 '쓴소리 역할'을 기대했지만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정권은 끝내 12·3 불법 계엄으로 종말을 자초했다. 이 직원은 "정무적으로 실패한 순간들에 대통령을 향한 제대로 된 '직언' 하나씩만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과거 행태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전임자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첫 조치로 '레드팀을 가까이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낸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정부는 서울대, 검사 등 전부 순혈주의로 채운 인사라 일종의 그룹싱크(집단사고)에 빠져 있었다"며 "이 대통령은 정치적 훈련이 잘 돼 있고 여러 성공을 거뒀지만 오히려 그래서 '승자의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참모들의 쓴소리에 대한 수용도 측면에서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레드팀의 성패는 오롯이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게 경험자들의 조언이다. 한 대통령실 전직 직원은 "레드팀은 결국 내부감찰 기능을 하기 때문에 취지가 좋더라도 조직 내 따가운 눈총을 살 수밖에 없다"며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도 쓴소리가 싫기는 매한가지기 때문에, 결국 대통령 본인이 참모들에게 '고언의 공간'을 얼마만큼 열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레드팀 기능의 '제도화'까지 고려해봐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정무, 홍보, 민정 등 민심 모니터링이 중요한 기능에 민간 전문가나 야당 출신 인력을 대거 포진시켜 이 대통령이 정례 보고를 받고 중요 현안 발표 전에는 회의를 거치도록 해 레드팀 운영을 공식화하면 민심과 엇나가는 치명적 실수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평론가는 "강훈식 비서실장의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상명하복의 수직적 관계라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선의'에 기대선 안 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이 같은 레드팀 운영을 최초로 제도화해 공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정권 내내 '김건희 리스크'가 지속된 점에 비춰 영부인의 공적 책임과 권한 범위를 법적으로 제도화하는 방안도 우선적 검토 과제로 거론된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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