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지도, 물길 위의 여행’, 9일 제천서 개최

안진용 기자 2025. 6. 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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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유랑의 지도, 물길 위의 여행자’ 포스터

2025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역전시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전시 ‘유랑의 지도, 물길 위의 여행자’가 오는 9일부터 개막해 7월 23일까지 제천시의 엽연초살롱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유아트랩서울(대표 이승아)이 주최 및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 제천시가 후원하였으며 제천문화재단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하였다. 이승아 큐레이터가 전시기획을 총괄한다.

‘유랑의 지도, 물길 위의 여행자’는 현대미술작가 14인의 예술적 상상력과 감각적 경험을 나누고 제천의 자연, 문화, 역사를 방랑자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미적 여정을 선사하고자 한다. 제천의 지역성을 새롭게 탐구하는 이 시선은 제천을 단순한 지리적 공간이 아닌, 흐름과 경계를 탐색하는 동시대적 플랫폼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의미들을 생성해낸다. 미래 무형유산 발굴에 선정되어 가치를 인정받은 제천의 엽연초 재배 및 건조 기술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 엽연초살롱에서 열리는 첫 미술 전시인 ‘유랑의 지도, 물길 위의 여행자’는 14인의 동시대미술작가들과 함께 제천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제천과 그 지역을 매개로 하여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일에 주목한다. 총 14팀(공현진, 김기라, 박경진, 박미라, 박성연, 안숙현, 양재욱, 오제성, 이동욱, 이용백, 홍범, 황호빈, 분페이 카도, 뱅상 모리세) 작가의 44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전시 동선을 따라 이어지는 작가들의 작품은 흐름과 경계, 기억과 정체성의 층위를 넘나들며, 관람객에게 시간과 공간을 횡단하는 여정을 제안한다.

엽연초살롱 전시실 1에 위치한 오제성은 엽연초살롱 전시실 1에 위치한 오제성은 3D 스캔과 세라믹 매체를 통해 기술과 신앙, 기억이 만나는 조형적 지점을 탐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송화사 석조 나한상〉과 〈양화리 돌미륵〉을 새롭게 선보이며, 지역의 신앙적 풍경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엽연초살롱 전시실 2에 위치한 분페이 카도는 우리에게 익숙한 ‘집’이라는 주제를 우주적 맥락에서 사유하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조형 언어를 펼쳐 보인다. 제천의 청년작가 안숙현은 드론의 시선으로 포착한 익숙한 풍경을 통해 자연과 구조물이 만들어내는 선과 색, 패턴은 재현의 차원을 넘어 지각의 구조로 탐구하는 신작을 선보인다. 시대와 지역 사이에 미묘하게 섞이고 끼어있는 개인의 레시피를 발굴하여, 이를 삶의 기억과 시간의 흐름이 담긴 맛으로 되새기는 황호빈의 ‘경계요리’ 시리즈는 제천의 약초를 비롯한 향토 음식 리서치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박경진은 사생 중 만난 자연의 정취를 산수를 통해 표현하며, 사생일지와 대화들이 들어있는 서랍에는 제천을 거닐며 만난 기억이 담겨 있다. 박성연은 다양한 리듬과 속도로 울려 퍼지는 물의 흐름과 소리를 전시장에 구현함으로써, 일상적 사물이 만들어내는 감각적 흐름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공현진은 시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장승, 꼭두, 허수아비의 형상이 제천과 다시 만나 수호의 형상으로 일어서길 기대한다. 전시실 2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김기라는 바위 형태의 오브제, 소리, 빛을 통해 제천의 역사와 설화, 전설을 현재적 시공간에 소환하며 성찰과 사유를 이끌어낸다. 엽연초살롱을 나와 별관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뱅상 모리세의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작업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유령 이야기와 보물찾기의 형식을 결합한 이 작업은 별관으로 이동하는 동안 관람객을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자의 이야기로 이끈다.

별관 앞 정원에 설치된 이용백은 표지판의 형식을 차용하여 정보와 언어가 방향성을 지시하거나 왜곡하는 방식, 그리고 그 안에서 개인이 위치 지어지는 방식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별관 내부로 들어서면 만나는 박미라는 감정이 형성되는 사회적 맥락을 탐구하며, 관람자가 도시의 산책자가 되어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거닐게 만드는 공간을 연출한다. 제천의 청년작가 양재욱은 제천 시내의 유휴 공간에서 수집한 소리를 바탕으로 도시 공동체의 붕괴 문제를 제기하며, 관람객이 직접 연주할 수 있도록 구성된 설치를 통해 제천의 소리를 재조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이동욱은 사회로부터 고립된 존재들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작은 인물상을 제작하고, 제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떠오른 이미지를 풍경의 형식으로 구현한다. 마지막으로 홍범은 신호와 상징이 새로운 사유를 일으키는 과정을 따라가며, 사소한 기억들이 의식의 흐름 속에서 점차 군락을 이루어가는 ‘기억의 속성’을 조형적으로 드러낸다.

총 45일간의 전시기간 중에는 오프닝 개막식 퍼포먼스(황호빈) 및 다양한 연계행사 프로그램들이 예정되있다. 큐레이터의 ‘전시 투어’와 ‘작가와의 대화’ 외에도 매주 토요일 ‘자투리 허재비 조각 만들기’(공현진)부터 ‘드로잉 오르골’(홍범), ‘노마드포차: 경계요리 재현 시식회’(황호빈), ‘필드키트: 사운드 드로잉’(양재욱)까지 총 4회의 참여형 워크숍이 예정되있다.

제천문화도시는 “이번 전시가 제천의 역사와 물길을 따라 흐른 문화적 기억을 동시대 예술로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제천이 ‘여행자의 도시’로 새롭게 조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전시가 열리는 엽연초살롱은 “근대기 엽연초 산업 유산을 담은 공간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 거점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를 총괄 기획한 이승아 큐레이터는 “물길을 따라 흘러든 이야기와 감각들이 동시대 예술의 언어로 새롭게 구성되었으며, 이를 통해 제천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 관람과 모든 전시 연계 프로그램 참가비는 무료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제천문화재단을 통해 진행된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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