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 가면 4억 버는 꼴" 그 많던 중국인 '건보 먹튀' 뚝…흑자 전환
전체 외국인 대상 흑자 규모 9439억원으로 29.2% 늘어
6개월 넘게 국내 거주하도록 한 외국인 피부양자 강화 법안 영향

그간 적자였던 중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흑자 폭도 커졌다. 지난해 4월부터 외국인은 국내 거주 기간이 6개월이 지나야 한국 건강보험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본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 수지'(보험료-급여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중국인 대상 재정 수지가 5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인이 낸 건강보험료가 9369억원으로 진료 후 급여비로 지출된 금액 9314억원 대비 55억원 많다는 의미다.
그간 전체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흑자였으나 유독 중국의 경우 적자였다. 2022년엔 229억원 적자, 2023년에는 27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에 적자 폭이 컸다. 2017년 중국의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1108억원 적자였고 2018년엔 1509억원, 2019년엔 987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이후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의료 이용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2020년엔 365억원의 흑자를 냈고 2021년 다시 10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중국인 대상 건강보험 흑자 규모는 타 국가 대비 적다. 1933억원의 보험료를 납입한 베트남인 대상 재정 수지는 1203억원 흑자인데, 그 보다 납입액이 9369억원으로 약 5배가량으로 많은 중국인 대상 흑자 규모는 55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의 흑자 폭은 더 커졌다. 지난해 9439억원 흑자로 전년 7308억원 대비 흑자 규모가 29.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월부터 외국인의 피부양자 요건이 강화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외국인은 국내 거주 기간이 6개월이 지나야 한국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2023년 12월 국회를 통과했고,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됐다. 그러면서 중국인 등 일부 외국인들의 '건보 무임승차'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외국인의 월별 건강보험 보험료 재정 수지를 보면 지난해 1월 재정수지는 580억원 흑자, 지난해 3월에는 613억원 흑자였는데, 관련 법이 강화된 지난해 4월엔 812억원으로 흑자 규모가 커졌다.

앞서 중국인들의 '건강보험 먹튀' 현상이 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관련 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 바 있다. 일부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자신의 친인척까지 피부양자에 이름을 올린 뒤 필요할 때만 잠시 국내에 들어와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유전성 제8인자결핍증(혈우병)을 앓았던 중국인 A씨는 중국에서 치료가 어렵자 한국 치료를 계획했다. 그의 부모가 한국에서 지역 세대주로 건강보험에 가입했고 그 뒤 A씨가 피부양자로 치료를 받았다. A씨가 지불한 병원비는 3년간 4억7500만원이었다. 이 중 건강보험이 부담한 금액은 4억2700만원에 달했다. 가족이 3년간 납부한 건강보험료는 260만원 뿐이었다. 이런 사례가 알려진 뒤 외국인 피부양자 강화법이 추진됐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외국인 피부양자 강화 법안이 효과를 발휘해 중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흑자 상황으로 전환됐을 것"이라며 "당초 외국인 피부양자의 국내 거주 요건이 6개월이었다가 3개월로 줄였던 것을 다시 6개월로 늘린 상황인데, 6개월 정도면 외국인 가족의 상황을 확인하기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외국인에 상호주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에서 근로하며 기여하고 있는데 그런 걸 하기 쉽지 않아 정책 상황을 고려한 상호주의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명옥 의원은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던 중국인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흑자 전환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외국인 건보 무임승차 논란 방지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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