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아날로그 감성의 조화, 美 사로잡은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 작·윌 애런슨 작곡 두 번째 작품
2016년 대학로 초연, 5시즌 공연까지 성황
美 공연, 서울·제주 배경에 한국어 등장
"한국적 색채·담백한 감성에 美 관객 매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에서 뮤지컬 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6관왕을 휩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출발한 대표적인 한국 창작뮤지컬이다.

박 작가는 영국 밴드 블러의 리더 데이먼 알반의 노래 ‘에브리데이 로봇’(Everyday Robots)에서 영감을 얻어 ‘어쩌면 해피엔딩’을 집필했다. 기계가 발달할수록 오히려 고립되는 사람들을 로봇에 비유한 노래다.
작품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사람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올리버의 주인 제임스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턴테이블 등의 오래된 소품, 서정적인 음악으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초연 초연 당시 관객 입소문을 타면서 폐막 즈음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인기에 힘입어 2017년 앙코르 공연, 2018년 재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2020년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진행한 세 번째 시즌 공연부터는 CJ ENM이 제작을 맡았다. 특히 세 번째 시즌 공연 때는 초연 멤버이자 당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전미도, 정문성이 주연으로 돌아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음에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2021년 네 번째 시즌 공연, 2024년 다섯 번째 시즌 공연까지 흥행하며 대학로 대표 소극장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10월에는 NHN링크 제작으로 10주년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작품 개발 단계부터 미국 진출을 염두에 뒀다. 박 작가는 처음부터 ‘어쩌면 해피엔딩’의 대본을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으로 동시에 작업했다. 2016년 한국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올리면서 동시에 뉴욕에서 현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낭독 공연을 진행했다. 낭독 공연을 본 토니상 수상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즈(Jeffrey Richards)와 연이 닿아 브로드웨이 공연을 준비해왔고, 지난해 10월 뉴욕 브로드웨이의 벨라스코 극장(Belasco Theater)에서 마침내 정식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공연은 1000석 규모의 대극장으로 옮기면서 무대와 배우 구성, 넘버 등에 변화를 줬다. 대신 서울과 제주를 배경으로 하고, 올리버의 옛 주인 제임스가 한국인으로 등장하는 등 한국 공연 설정을 그대로 살렸다. 영상에 사용하는 한국어 문구를 그대로 장면화하는가 하면, 중요한 소품인 화분을 한국어 발음대로 음차한 단어(Hwaboon)으로 사용하는 등 한국적인 요소를 곳곳에 담았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공연 또한 입소문을 타고 흥행 중이다. 지혜원 경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로봇이 등장한다는 호기심 가는 설정, 여기에 한국적인 색채를 잃지 않으면서도 미국 관객 정서에 맞게 담백한 감성을 잘 담았다”고 ‘어쩌면 해피엔딩’의 미국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뮤지컬의 쾌거…'어쩌면 해피엔딩' 美토니상서 6관왕 달성(종합)
- "당장 연봉부터 깎일텐데..." 주4.5일제 물어보니
- 이경규 측 "약물 복용 운전? 공황장애약 때문…경찰 확인 중"[공식]
- 의회서 ‘알몸 사진’ 공개한 女의원 “역겹다, 그럼에도…”
- 李대통령 파기환송 재판 중지…법원 "헌법 84조 따른 조치"
- 삼성전자, 두 달만에 6만전자 탈환…엔비디아·신정부 훈풍(종합)
- "온수 안 나와"...윤석열 정부 측이 밝힌 관저 내 '의문의 수조'
- '전쟁터' 같은 LA…한인들 "표적될까 두렵다" 초긴장
- 대통령실, 경호처 최고위 간부급 전원 대기발령…“직무대행 체제”(상보)
- [단독]李정부 첫 노동 입법은 ‘고용보험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