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사장, 언제까지 방통위원장이 뽑아야 하나

노지민 기자 2025. 6. 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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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방송콘텐츠특위 내부 관계자 "교육방송 EBS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
언론노조 EBS지부 "방통위가 사장을 임명하는 구조, 교육 공영방송 존립 기반 약화"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EBS 사옥. ⓒEBS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 강화를 위한 '방송3법'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이 EBS 사장을 임명하는 구조가 유지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민주당 방송·콘텐츠특별위원회 관계자의 <과방위 민주당 의원들 단일안 추진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법안 검토와 개선 방안> 보고서는 공영방송 가운데 유일하게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하고 있는 EBS 사장을 KBS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특위 측은 위원회를 대표하는 공식 문건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KBS 사장은 이사회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MBC는 대주주·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제청으로 주주총회 승인을 받도록 돼있는데, EBS 사장만 방통위원장이 임명하는 것은 “공영방송 사장 임명의 균형과 합리성을 상실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관련해 보고서는 “교육방송이 갖는 공공·공익성의 강도가 여타 공영방송보다 더 요구된다는 점에서 EBS 사장만 정파적 잣대에 의해 임명된 방통위원장이 임명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방송 EBS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고 그 존립근거를 부정한다는 비판을 받게 됨”이라면서 이같이 제언했다.

EBS 이사회 구성의 경우 교육부장관, 학회 및 교육단체 추천 몫에 대한 지적도 보고서에 담겼다. 민주당 내에선 EBS 13명 이사 중 국회 6명, 학회 1명, 시청자위원회 1명, 교육단체 2명,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1명, 교육부장관 1명, 임직원 1명 등 추천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교육부 장관이 추천권을 갖게 되면 전적으로 정부의 입장에서 이사를 추천하게 되고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국회의 추천 몫을 줄이거나 교육부장관의 추천 몫을 제외하는 대신 학부모 단체가 2명을 추천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관련해 EBS가 교육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교육전문방송이기에 소관 장관에 추천권을 부여한다는 논리가 유지되면 방송통신발전기금·예산 지원 및 방송사업 허가·재허가권 갖는 방통위도 이사 추천권을 가져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각 1명으로 교육단체 추천 몫을 규정하는 방안에 대해선 “교육방송이라는 특징에 걸맞게 교육 공급자와 수요자 대표가 추천하는 이사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일정 조건을 갖춘 학부모 대표 단체에 추천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학회 몫의 경우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지만 방통위 선정 대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요건을 구비한 학회로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례로 류희림 전 위원장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체제에서 22대 총선, 지난해 10월 재·보궐선거 선방심의위 추천권이 보수진영 신생 학회(미디어정책학회)로 돌아간 일을 들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EBS, KBS MBC 사옥의 로고. 디자인=안혜나 기자

나아가 현재 논의되는 공영방송 이사회 관련 KBS 15명 중 7명, 방문진·EBS 13명 중 6명을 국회가 추천하는 방안을 두고 “민주당이 '정치적 후견주의'를 강화한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회 추천 몫을 이사 총원 중 5분의1로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겼다.

EBS 내부에선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방통위원장이 사장을 임명하는 현행 제도는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번 방송3법 개정 국면에서도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가 9일 성명을 내고 “방통위가 사장을 임명하는 구조는 교육 공영방송의 존립 기반 자체를 약화시키는 것이며, 과거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이 안고 있던 문제를 반복하는 퇴행적 입법”이라 주장했다.

이사회 구성을 두고도 EBS지부는 “교육계 인사의 추천 비중을 과도하게 확대할 경우, 특정 집단 의 영향력이 이사회 전반에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으며, 이는 이사회의 다양성과 대표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보와 보수를 각각 대표하는 교육단체를 1명씩 포함시키는 구상은 균형을 맞추는 듯 보일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이념 대결 구도를 제도화할 우려가 크다. 이사회가 논의와 합의보다는 대립과 표 대결의 장이 되는 순간, 정책 방향은 소모적인 갈등으 로 흐르게 된다”며 “학부모, 교사, 지역 교육, 장애인 교육, 다문화 교육 등 다양한 이해와 현장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이사회 구성은 정파가 아닌 전문성과 공익성, 현장성과 실효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방송3법은 오는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돼, 12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이 유력하게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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