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산서 첫 40% 돌파…보수 텃밭 균열에 국민의힘 책임론 불가피

조아서 2025. 6. 9. 11:4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득표율 40.14% 기록…7개 구 40% 넘겨
일부 의원 지역구서 존재감↓…당과 거리두기 등 조직력 붕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공식선거운동 이후 처음 현장유세에 나섰다. [연합]

[헤럴드경제(부산)=조아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에서 역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중 처음으로 득표율 40% 문턱을 넘어서며 보수 텃밭으로 인식돼 온 지역 정치 지형에 뚜렷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 보수 정당의 지지 기반으로 꼽혀 온 부산에서 이 같은 ‘지형 변화’는 단순한 민주당 확장 효과를 넘어 국민의힘 조직력 약화와 내부 분열의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와 책임론 제기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중앙선관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부산에서 40.1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대선에서 기록한 38.7%, 이 대통령 본인의 2022년 대선 성적(38.18%)을 넘어선 수치다.

특히 강서구(45.75%)를 포함해 기장군(43.76%), 영도구(42.88%), 사하구(41.73%), 북구(41.44%), 사상구(41.09%), 부산진구(40.27%) 등 16개 구·군 중 7곳에서 40% 이상을 얻으며, 과거 보수 정당이 우세했던 흐름이 역전되거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득표율과 비교해 작게는 4.57%p(영도구), 크게는 8.33%p(강서구) 감소하며, 16개 구군 전역에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민의힘이 선거 초반부터 드러낸 조직 결속 실패와 내부 갈등에서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당내 후보 교체 잡음으로 인해 부산 선거대책위원회는 당초 계획보다 늦게 출범한 데 이어 출범식에도 지역 현역 의원 17명 중 대다수가 불참하는 등 다소 느슨한 결집력을 보였다. 정동만(기장) 의원은 부산시당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어수선한 시당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 앞장섰지만, 시당 차원의 통합된 선거 전략과 구심점 부재는 선거 막바지까지 극복되지 못했다.

특히 조경태(사하을), 정성국(부산진갑) 등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은 중앙 선대위 인선에 반발하며 유세 중단까지 거론하는 등 거리두기 행보를 이어갔다.

또 다른 친한계 정연욱(수영)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광안리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첫 지원 유세를 주도하며 한 전 대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드러냈으나, 유세 초반 ‘후보 이름 없는 유세복 논란’이 불거지며 오히려 당과의 거리두기 인상만 심화시켰다는 평가다.

후보 선출 이후 내부 결속을 다지지 못한 점도 패인으로 꼽힌다. 김대식(사상) 의원은 당내 지지 기반 강화를 위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 영입을 시도하며 ‘하와이 특사단’을 자처해 직접 하와이까지 방문했지만, 설득에 실패했고 오히려 홍 전 시장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대한 지지성 발언까지 나오며 의도와는 정반대의 혼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일부 의원은 선거운동 대신 후원회 등 개인 정치 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성권(사하갑)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중이던 지난달 21일 지역 음식점에서 자신의 후원회 모임을 열었다. 이에 본격적인 선거 막바지에 조직 유세에 집중하기보다는 개인 정치 일정을 우선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당내에서도 나왔다.

이러한 결속력 부재는 득표율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부산진구에서 국민의힘은 지난 20대 대선 57.65%에서 50.52%로 7.13%p, 수영구에서도 60.82%에서 53.76%로 7.06%p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역 의원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유권자 이탈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지형 변화를 여야 간 세력 균형의 분기점으로 보고, 내년 지방선거가 이러한 민심 향방을 굳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는 당의 결속, 전략을 가장 정확히 드러내는 잣대로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국민의힘 의원들의 존재감 부족은 곧 지방조직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며 “조직 내부가 재정비되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책임론 등도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