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2' 려운 "뼈와 살, 진정성까지 모두 갈아 넣은 작품" [인터뷰]
"'약한영웅2' 찍으며 평생 배우로 살겠다 결심했어요"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려운이 20대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꿈꿨을 법한 최고의 캐릭터로 전세계 시청자들을 만났다.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클래스2'(이하 '약한영웅2', 유수민 감독)에서 농구부 주장이자 은장고의 질서를 책임지는 대장 박후민 역을 맡아 소중한 친구와 주정을 지키기 위해 불의와 폭력에 맞서는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달 25일 첫공개된 '약한영웅-클래스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이 다시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성장담을 그렸다.
려운이 박지훈, 최민영, 이준영, 이민재 등과 함께 주연을 맡은 '약한영웅2'는 지난 4월 30일 넷플릭스 투둠(Tudum) TOP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약한영웅 Class 2'는 공개 3일 만에 6100만 시청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공개 직후부터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브라질, 멕시코, 벨기에, 프랑스, 모로코, 그리스,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63개국 TOP 10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흥행을 이뤄냈다.

배우 려운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2023년 '반짝이는 워터멜론' 당시 인터뷰에서도 한없는 밝음과 20대 청춘의 파릇파릇한 모습열 선보였던 려운은 '약한영웅2'의 박후민 역을 통해 조금 더 여유로워지고 성숙한 모습이다. 박지훈, 최민영, 이민재등 또래 배우들과 남고생들의 처절하리만치 독한 우정을 연기하고 난 뒤여서인지 스스로도 꽤 만족스러워 하는 눈치다.
- '약한영웅2' 출연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몸소 느끼는 것이 있다면.
▶ SNS 팔로워가 30만 명이 늘어났다. 정말 기분 좋다. 평소 한 작품을 하고 나면 연락이 많이 와봐야 하루에 10통이 안되게 오는데 '약한영웅2'는 하루에 20명도 넘게 연락을 주신다. 지인의 지인까지 연락을 주시더라.
- 촬영을 막 끝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이번 드라마는 정말 시간이 빨리 흘렀다. 엄청나게 집중해서 찍었다. 함께 한 배우들과 너무 친해져서 항상 대기시간에 수다를 떨며 놀고 했는데 시원섭섭하고 아쉽더라. 바쿠(박후민의 극중 애칭)가 내가 계획하고 생각한 바쿠처럼 나와서 기분이 좋다.
- '슬램덩크'의 강백호처럼 붉은 컬러의 헤어스타일로 농구복 차림으로 심지어 O.S.T까지 틀며 등장하는 첫 장면은 정말 너무 압권이던데.
▶ 첫 등장에서 바쿠를 다 녹여내려고 했다. 담백하게 갈수도 있었겠지만 집안 환경도 그렇고 순탄치 않게 살아온 바쿠 아닌가. 그래서 우울한 감정을 누르려고 겉으로 더 쾌활하고 호탕하게 행동하는 인물이다. 친구들을 책임지기위해 대장다운 모습을 보이곤 한다. 바쿠가 범상치 않은 아이라는 걸 표현하기 위해 첫 등장에서 그런 느낌을 다 녹여내고 싶었다.
- 헬멧도 주먹으로 뚫어버리는 괴력의 소유자 바쿠 표현을 위해 체중 증량을 상당히 했다던데.
▶ tvN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이 끝나고 2달동안 10kg을 넘게 찌웠다. 운동하면서 맛있게 먹으며 찌웠다. 촬영 중 편집실에서 조금만 빼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셔서 중간부터 다시 감량을 했다.
-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호흡을 이룬 최현욱에게 조언을 얻은 것이 있나.
▶ 현욱이도 저도 바빠서 사적으로 따로 만나지는 못했지만 '형, 가서 편하게 하면 돼. 가족 같은 분위기이니 편하게 해'라고 조언해줬다. 현장에서 만났을 때 너무 반갑고 재미있더라.

- 바쿠의 괴력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있다면.
▶ 그것 때문에 증령한 것도 있다. 만약 '반짝이는 워터멜론' 당시의 체형으로 헬멧을 부수고 하면 이질감이 들겠더라. 액션을 납득시키기 위해 증량도 했고 극중 금성제나 연시은, 나백진처럼 기술이 들어간 액션이 아닌 그냥 한방에 크게 보여주는 직선적인 액션 위주로 준비했다. 액션스쿨에서 금방 잘 따라한다고 칭찬도 해주셨다. 우리 배우들이 액션을 다 잘들 했다. 촬영 2개월 전부터 연습했고 액션신이 있는 날은 전날 먼저 액션팀과 합을 맞추고 쉬는 시간마다 또 합을 맞추고 했다.
- 엔딩의 대규모 혈투신은 어려움이 없었나.
▶ 정말 많은 인원이 출연하다보니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주셨다. 다 같이 현장에 도착해서 몸부터 풀었고 컨디셔닝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비가 와서 흙이 덩어리로 날아다니는데 스태프분들이 돌을 하나하나 다 치워주셔서 부상자가 한명도 안나왔다. 모두 열정적으로 신이 나서 촬영했던 것 같다. 나백진과 둘이서 결투하는 장면에 공을 많이 들였다. 액션 합이 바뀌기도 했고 유수민 감독님과 촬영 전날 셋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며 의논했다. 백진과 바쿠가 한명을 꺾기 위한 싸움이 아닌 마치 어린 시절 싸움놀이처럼 보이도록 촬영했다.
- 나백진이 바쿠를 향한 마음이 사실 극중 서사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을 담당하고 있는데
▶ 극중 백진은 고아원 출신의 아이이고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이었는데 바쿠가 처음으로 손 내밀어주고 친구가 되어줬다. 그렇게 해서 백진에게 싸우는 방법을 알려준 것도 바쿠인데 백진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심지어 바쿠의 절친 고현탁의 다리까지 부상을 입힌다. 백진은 자신이 마음을 털어놓는 유일한 존재인 바쿠를 어떻게든 옆에 붙들어 놓으려 하고 바쿠는 백진의 잘못된 방법에 대해 깨닫게 해주고 싶어한다.
- 바쿠의 감정선을 연기할 때 가장 중요시했던 점은 무엇인가.
▶ 바쿠 역을 연기하며 가장 와닿은 단어는 죄책감이었던 것 같다. 친구들을 연합에서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백진에게 싸움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면 이런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하는 데서 오는 죄책감 같은 것들 말이다. 또 바쿠의 장점으로는 포용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는 태양 같은 매력이 있는 인물이다.

-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던 장면이 있나.
▶ 연시은이 나백진을 만나러 볼링장에 가게 된 걸 알고 나서 나백진에게 화를 내고 연시은을 끌어내면서 연합을 나오는 장면에서 처음에는 감정이 잘 안 살더라. 감독님이 '바쿠 혼자서 감정을 정리해봐'라고 해주셨는데 그때 울음이 치밀어 오르면서 감정이 올라왔다.
- 유수민 감독에게 바쿠 역으로 캐스팅한 이유를 들은 것이 있나.
▶ 티빙 드라마 '어른 연습생'의 김남호 역을 보시고 저를 생각했다고 하시더라. 바쿠에게 정의로운 눈이 필요한데 저에게서 보셨다고 하더라.
- 친구들과 의리와 우정이 주제인데 이렇게 깊은 우정을 연기한 소감은 어떻나.
▶ 저에게도 베프는 있지만 이렇게까지 우정에 대해 깊이 파고 들어간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친구와 이렇게까지 깊게 감정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주변 친구들을 잘 챙기고 진심으로 대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약한영웅2'를 즐겁게 잘 마치고 난 후 드는 생각이나 결심이 있다면.
▶ 액션물을 더 해보고 싶다. 주먹을 쓰는 액션은 처음인데 너무 재미있었다. 안되는 동작이 계속 하다보면 잘 될 때가 있는데 상대배우와 합이 탁탁 맞아 떨어질 때 어떤 도파민과 희열감이 느껴진다. 특히 이번 현장은 감독님들부터 패밀리십이 최고였다. 현장에 있는 배우와 스태프가 너무 가족 같고 진정성도 있고 열정적이었다. 큰 도움을 받았다.
- 박지훈과 호흡한 소감은.
▶ 제가 지훈이보다 한살 형인데 오히려 도움을 받았다. 연시은이 상대에게 주는 강렬한 에너지가 있다. 감정을 명확하게 해준다고 해야 하나. 박지훈의 눈만 봐도 몰입이 쉬웠다. 한번은 제가 울어야 하는데 눈물이 안나더라. 그때 지훈이가 '형, 괜찮아요'라며 기다려주기도 했다. 다정한 성격의 소유자다. 최민영은 너무 똑똑하고 연기도 잘 하는 친구이고 고현탁 역의 이민재는 정말 성격이 좋다. 바쿠와 고탁이 절친인 것을 표현해야 해 항상 붙어 다녔다. 제가 계속 장난을 치고 하는데 민재가 너무 잘 받아줬다. 발차기 실력이 최고다.
- 다른 배우들과 호흡도 기억나는 게 있다면.
▶ 현장에서는 유수빈 형이 대장이었다. 수빈 형이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줬고 분위기 메이커였다. 한번은 대전 숙소에서 형의 방에 간 적이 있는데 형의 대본을 보니 빽빽하게 뭐가 적혀 있떠라. 이렇게 연기 잘 하는 형도 열심히 하시는데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가장 의지가 됐던 배우는 배나라 형이다. 제가 휴대폰에 '나라 엄마'라고 저장할 정도로 정말 착하고 세심하게 다른 배우를 챙겨주는 선배다. 싸움장면 찍기 전날 종합 비타민도 챙겨주시고 감정적으로 연기가 안풀릴 때 '괜찮아, 괜찮아'라고 하며 자존감도 올려주신다. 정말 섬세하고 좋은 형이다. 나백진과 반대다
- 배우 생활에 있어서 롤모델이 있다면.
▶ 김남길 선배님과 너무 한번 호흡을 이루고 싶기도 하고 남길 선배님이 롤모델이시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서 함께 호흡하기도 했는데 정말 엄청난 양의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소화하시는 모습에 놀랐다. 그리고 늘 현장의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어주시고 엄청나게 멋있으시다. 카리스마도 장난이 아니시고 선한 영향력도 많으시다. 기부도 많이 하시는 걸로 안다.
- 배우로서의 목표는 어떻게 설정했나.
▶ 신인 시절에는 빨리 뜨고 싶고 인기도 있었으면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연기가 진심으로 좋아지더라. 아무런 사건사고 없이 꾸준히 계속 연기하고 싶다. 이보다 큰 욕심은 없다. 아마 '반짝이는 워터멜론'때부터 연기가 진심으로 좋아지기 시작한 것 같고 '약한영웅2'를 찍으며 평생 이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 '반짝이는 워터멜론' 인터뷰 당시 연기에 뼈를 갈아넣었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 '약한영웅2'에서는 뼈도 갈아넣고 살도 갈아넣고 근육도 갈아 넣었다. 진정성을 쏟아 부었다.
- '약한영웅2'는 려운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 배우 생활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연기에 진심을 가지게 해준 작품이고 같이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알게 한 작품이다. 20대의 내 얼굴을 '약한영웅2'로 기억하고 싶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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