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李 대통령 시민들과 직접 만나라, 스웨덴 목요클럽처럼" [이재명 정부 이것만은]
여야 대표와 첫 일정 잘한 일, 그게 소통
비상계엄 단죄, 넘어가면 국민도 용납 못해
정치는 별개로, 단죄는 시스템에 따라
'與' 민주당, '다수의 힘' 동원은 제한적이어야
편집자주
역대 정부는 예외 없이 권력의 함정에 빠졌다. 절제하지 않고 권한을 남용하거나 협치의 중용을 발휘하지 못했다. 무소불위 대통령제의 한계다.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달라야 한다. 기회를 살리되 위험 요인은 줄여 박수받고 임기를 끝내길 바란다. 그래서 제언한다. 이것만은 꼭 지켜달라고. 5회에 걸쳐 구성해봤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가자."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7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윤석열 정권은 야당의 대화를 거부했고, 불법 계엄으로 국민을 갈라놓았다며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이런 비정상을 다시 되돌려놔야 한다는 것이다.
정 전 의장은 해법의 하나로 과거 스웨덴에서 각광받던 '목요클럽' 형태의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대통령이 직접 갈등 당사자를 만나 대화하는 게 정상 회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거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는 관용과 절제를 주문하고 당정관계에 대해서는 '정치는 분리, 정책은 일체'라고 조언했다.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 재단법인 국민시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빔밥 오찬, 이야기 듣고 박수를 쳤다"
-사회 양극화가 심각한데.
“여야가 수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광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야 지도자 모두에게 광장의 뜻을 존중하되, 너무 휘둘리지는 말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갈등을 만들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하기보다는, 갈등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갈등 완화를 위한 소통 방법은.
“과거 타게 엘란데르 스웨덴 총리가 ‘목요클럽’을 만들고 매주 목요일마다 노사 지도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돌파구를 찾은 적이 있다. 결국 스웨덴을 강한 복지국가로 만든 초석이 됐다. 대통령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비슷한 형태로 직접 시민들의 대화를 주선하고,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성공하는 정부가 되는 데 크게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보복 우려를 떨쳐내려면.
“비상계엄을 획책한 건 명백한 반란행위다. 확실하게 단죄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특검법을 처리한 것은 잘한 일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하고 넘어가는 것은 국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거다. 다만 정치는 별개로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이 야당을 대할 때 정치적 문제와 개인적 문제를 혼동했던 게 잘못이었다. 정치는 따로 두고, 단죄는 철저하게 법대로, 사법 시스템에 따라 성역 없이 처리하면 된다.”
-취임 첫 일정인 '비빔밥 오찬'은 어떻게 보셨나.
“아주 좋은 출발이다. 이야기를 듣고 박수를 쳤다. 그간 여야 관계가 워낙 안 좋아서 이번에도 냉랭하게 시작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소통을 첫 일정으로 택한 건 정말 잘한 일이다. 안 풀릴 것 같던 것도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다 보면 풀리는 경우가 있다. 그게 소통이다.”
-영수회담 정례화는 필요한가.
“지난 정부가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던 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야당 대표를 만나는 데 18개월이나 걸렸고, 결과가 바람직하지도 않았다. 정권이 파탄으로 간 이유 중 하나다. 정치는 경우에 따라 제도보다 문화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과거 영수회담은 대통령이 코너에 몰렸을 때 열었는데 그건 하책이다. 상책은 평소에 자주 만나서 어려워지기 전에 문제를 푸는 것이다.”

"협치가 우선, 관용과 절제 필요한 때"
-‘거대 여당' 민주당의 독주를 우려하는데.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민주당이 '제1 야당'일 때는 윤 전 대통령의 일방통행을 저지하기 위해 강력히 싸웠다. 견제를 위해 세게 나갈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여당이 됐으면 관용과 절제가 필요하다. 협치가 우선이고, 다수의 힘을 동원하는 것은 제한적이어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는.
“당정분리. 과거 민주적 지도자들이 실천해 온 기본 원칙이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 정치 분리를 하되, 당정협의를 통해 정책 일체감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 대통령이 국민 신뢰를 얻으면 당도 자연스레 협력한다. 국정을 잘 해서 당심을 얻을 생각을 해야지, 당 장악에만 신경 쓰면 실패한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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