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면 테니스보다 골프를 하지 그래?..PGA 캐나다오픈 관전기 [윤영호의 ‘골프, 시선의 확장’]<47>

라이언 폭스가 4차례의 연장전 끝에 샘 번스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폭스는 “18번 홀 4번째 연장전에서 친 3번 우드샷은 내 인생에서 최고의 샷이었다”며 “이글 퍼트를 넣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정도로도 만족한다”고 기뻐했다. 다음 주에 있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으로 인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제외한 톱랭커가 대거 불참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승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후에 “이제부터의 우승은 보너스라고 생각할 것이며, 골프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내셔날 대회인 캐나다 오픈, 아일랜드 오픈과 인도 오픈 같은 대회에 출전할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오픈에도 출전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마스터스 이후 출전한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PGA챔피언십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고, 이번 캐나다 오픈에서는 9오버파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컷오프되었다.
매킬로이는 선수로서 의미를 가지며, 선수는 드라마틱한 승리로 팬들에게 감동을 준다. 스타 플레이어가 승리 횟수를 쌓아갈 때 골프가 세계화되는 것이지, 휴가처럼 방문하여 여유 있게 플레이하고 컷오프되는 것으로 골프가 세계화되지 않는다.
골프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설렁설렁 경기해서 우승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절정기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매킬로이는 아일랜드 오픈은 물론이고, 인도 오픈이나 한국 오픈을 우승하지 못한다. 프로선수의 기량 차이는 생각보다 미세하기 때문이다. 우승이 간절한 목표가 아니고 보너스인 선수에게 트로피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5세트 경기에서 테니스 선수는 15km 정도를 뛰며, 각각 1500회가 넘는 전력을 다하는 스트로크를 한다. 골퍼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생고생이 없다. 골퍼는 그 절반의 거리를 걸으며, 한 라운드에 70여 개의 스트로크만 한다. 그나마도 절반이 넘는 스트로크는 파워시퀀스가 아니라 힘을 빼고 치는 피네스 시퀀스다. 그렇다고 선수를 기진맥진하게 만드는 테니스가 골프보다 상금이 많은 것도 아니다.
저스틴 로즈와 애덤 스콧은 44세의 나이에 우승 경쟁을 하고, 잭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는 46세와 43세에 마스터스 챔피언이 되었다. 페더러와 나달은 사실상 39세와 38세에 은퇴했고, 그들은 36세 이후에는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지 못했다. 55세의 최경주는 US오픈을 관중석에서 관람하지 않고 시니어 오픈을 뛰며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만, 같은 나이의 안드레 아가시는 관중석에서 후배의 경기를 지켜본다.
골프백을 메고 코스를 유유히 누비는 골퍼는 테니스 선수가 긴 랠리 후에 숨을 고르며 힘든 표정을 짓는 장면을 볼 때마다 안쓰럽게 생각한다. 그 체력, 파워, 임팩트, 스핀, 볼 컨트롤과승부욕으로 왜 골프가 아닌 테니스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러나 테니스는 귀족적이면서도 정열적이다. 특히 신네르와 알카라스의 결승전처럼 마지막 남은 힘까지 짜내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 깊숙한 곳에서 테니스에 대한 경외감이 솟아오른다.
물론 70개 내외의 여유 있는 샷을 한다고 해서 골프 선수가 1000개 내외의 강렬한 샷을 하는 테니스 선수보다 자신을 덜 갈아 넣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더 많은 시간을 연습에 할애하고 더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하기에 짐짓 여유로워 보이는 골프에 자신을 온전히 쏟아 넣지 않으면, 선수는 우승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신네르와 알라카스의 경기를 보며 많은 스포츠팬이 감동을 받았겠지만, 그 경기를 보며 가장 많이 느껴야 할 사람은 로리 매킬로이다. 신네르와 알카라스가 코리아 오픈에 와서 설렁설렁 뛰다가 2라운드에서 무명의 선수에게 지고 일찍 짐을 싸서 돌아간다면, 그게 우리나라 테니스에 붐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말이다.
윤영호 골프 칼럼니스트
윤영호 ㅣ 서울대 외교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증권·보험·자산운용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2018년부터 런던에 살면서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옵션투자바이블’ ‘유라시아 골든 허브’ ‘그러니까 영국’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골프: 골프의 성지에서 깨달은 삶의 교훈’ 등이 있다. 런던골프클럽의 멤버이며, ‘주간조선’ 등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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