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미소 보이며 명승부 펼친 ‘베테랑’ 이일희의 품격… “절친 신지애가 영감받았다고 문자해 기뻐”

김경호 기자 2025. 6. 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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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희가 9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최종라운드 17번홀에서 버디를 성공한 뒤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갤러리 환호에 답하고 있다. 갤러웨이|AFP연합뉴스



“가장 친한 친구 신지애도 ‘넌 내게 영감을 줬어’라고 문자했는데 ‘진짜?’인가 싶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에서 1타차 준우승을 차지한 투어 17년차 베테랑 이일희(37)가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SNS에 ‘감동했다’, ‘영감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그게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고, 항상 그런 영향력을 주고 싶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이일희는 9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 코스(파71·6136야드)에서 열린 숍라이트 LPGA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로 3언더파 68타를 치며 선전했으나 이날 5타를 줄인 제니퍼 컵초(15언더파 198타·미국)에 1타 뒤진 2위로 물러났다. 초반 보기 3개를 후반에 만회한 이일희는 17번홀(파3) 버디로 컵초를 1타차로 압박한 뒤 18번홀(파5)에서 약 4m 거리의 이글 기회를 잡았으나 간발의 차로 실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마지막홀 버디로 선두를 지킨 컵초는 2022년 다우 챔피언십 이후 거의 3년 만에 침묵을 깨고 통산 4승을 달성했다.

2013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 데뷔 첫승을 거둔 이후 12년, 정확히 4396일 만에 통산 2승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물러났지만 이일희는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골프를 즐기며 승자를 축하해주는 품격을 보여 갤러리로부터 큰 박수와 격려를 받았다.

이일희(왼쪽)가 9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최종라운드를 마치며 1타차 우승을 거둔 제니퍼 컵초를 축하해주고 있다. 갤러웨이|AFP연합뉴스



이일희는 2015년 JTBC 파운더스컵 공동 3위 등 8차례 톱10에 오르며 커리어 정점에 올랐으나 2017년부터 급격히 내리막을 걸었고 2018년 시드를 잃은 이후로는 매년 1, 2개 대회에 겨우 출전하며 선수생명을 이어왔다. 올시즌에도 예선을 거쳐 나선 US여자오픈(컷탈락)이 첫 출전이었으나 LPGA투어 통산 200번째 대회가 된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첫날부터 공동선두로 돌풍을 일으킨 끝에 2014년 미즈노 클래식(공동 2위) 이후 9년 만에 최고성적을 거두며 준우승 상금 16만 4136달러(약 2억 2000만원)을 챙겼다.

이일희는 퀵인터뷰에서 “초반에 안 좋은 바운스가 몇개 있었고,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게 처음이라 긴장했지만 4번홀부터 괜찮아져 끝까지 좋은 마무리를 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TV로만 보던 제니퍼 컵초와 옆에서 같이 친게 정말 즐거웠고, 진심으로 응원도 해줬다”며 “결국 이건 골프이고, 서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억지로 뭔가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일희는 이번 선전으로 더 많은 출전기회를 잡게 됐지만 다음주 미시간주 벨몬트에서 열리는 마이어 클래식에는 참가하지 못한다. “좋아하는 코스이고, 나를 환대해주는 호스트 패밀리가 있지만 지난주 참가신청 마감까지는 자격이 없었다”는 그는 “단번에 달라지는 건 거의 없고, 일단 LA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골프가 잘 안 되는 시기에 학교로 돌아가 멈췄던 공부를 더하고 학사 학위를 받았다는 그는 “돈을 벌기 위해 ‘파이낸셜 포럼’이란 데서 100일간 일도 해봤지만 나와 맞지 않았고, 그후 내가 잘 하는 골프를 간간이 가르치게 됐다”며 “다음주에도 LA에서 내 수업을 기다리는 학생들을 만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 학생들에게 교훈을 전하고 싶은게 있는가” 하는 질문에 이일희는 “많은 이들이 SNS에 문자를 보내왔다”며 “영감을 받았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항상 좋은 영향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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