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통 유학자 ‘설암 권옥현’ 추모 학술회 개최
근세 유학자 현암 권재성·설암 권옥현 선생 추모강연회

부산의 마지막 정통 유학자로 알려진 현암 권재성(1890~1955) 선생과 그의 아들 설암 권옥현(1912~1999년) 선생을 기리고 그 학맥을 이어가려는 추모 모임 및 학술회가 열렸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공동주최로 지난 7일 부산대 인문관 시습관에서 열린 설암 선생 26주기 추모 학술대회는 ‘20세기 영남유학자 설암 권옥현의 학문세계’를 주제로 동래향교, 김해향교, 고성향교 유림들을 비롯해 문인, 종친, 부산문학포럼, 부산대 한문학과 학생 등 120여 명이 참석해 유학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가 됐다.
현암·설암 선생은 율곡 이이, 우암 송시열 선생의 기호학맥을 이은 현대 유학의 거목으로 꼽힌다. 특히 설암 선생은 영남 유학의 거목인 추연 권용현 선생의 수제자로서, 부산에 정착해 금남서당을 열어 후학을 길렀다. 생전 설암문집 18권 6책을 저술했으며, 제자와 후손들이 지난 2000년에 선생을 추모하고 학풍을 이어가기 위해 ‘모암계’를 결성, 매년 6월 추모행사를 갖고 있다. 그의 제자 중에는 부산대, 경성대, 부산교대 등 지역 대학의 한문학과와 사학과, 윤리학과 교수로 활동하거나 부산경남 지역 교단에서 국어와 한문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많다.
강연회에선 백승옥 부경역사연구소 소장이 ‘설암 선생님을 추모하며, <중용> 구경장을 읽다’, 한국국학진흥원 이새롬 박사가 ‘현암 권재성의 학문과 교유’, 단국대학교 채지수 박사가 ‘현암 권재성의 시세계’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모암계 계장인 정경주 경성대 명예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인간의 마음과 본성을 연구하는 현암과 설암 선생의 학문은 급변하는 IT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큰 의미를 지닌다”며 “모암계를 통해 두 분의 높은 학문과 이상을 되새기니 그 의미가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김홍수 부산대학교 사범대 학장은 “저는 1988년부터 2년간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았는데, 같이 공부하는 문하생에 비해 공부가 부족했는데도 선생님은 저의 부족함보다 삶의 실천을 강조했던 것을 기억한다”며 “오늘 두 분을 기리는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돼 영광스럽고, 앞으로도 가능하면 학술대회를 계속 부산대에서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암 선생의 장손인 권석근 씨는 “전국에서 행사에 참여해 주신 유림과 문인, 학계의 모든 분들께 가족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선비의 일상은 학문을 닦고 수양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고 그 뜻을 따르는 이 행사가 유지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