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서울' 박보영 , 레전드로 남을 청춘연기의 '넘사벽'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박보영 주연의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극본 이강, 연출 박신우)에 대한 관심이 달아오르고 있다.
처음 3%대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4회 만에 5.9%까지 치솟았다. 더 큰 관심 속에 방송된 동시간대 전작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보다 상승세가 더 뚜렷하다. 두 드라마 모두 청춘과 성장을 다루는 공통점이 있다.
'미지의 서울'은 얼굴은 똑같지만 성격 건강 등 나머지는 모두 다른 쌍둥이 자매가 상대와 역할을 바꿔 생활하며 사랑과 인생을 배워가는 드라마다. 영혼을 바꾸는 보디 체인지물은 보통 다른 사람과 서로 영혼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기에 판타지 경향이 존재한다. 하지만 '미지의 서울'은 쌍둥이의 역할 맞교대라는 설정으로 리얼리티를 강조한다.
판타지적인 보디 체인지물은 몸과 정신이 바뀌면서 새로 들어온 영혼의 능력이나 장점들로 이전 영혼의 문제들을 해결해내는 해피엔딩이 중요하다. 반면 '미지의 서울'은 입장을 바꿔봄으로 해서 나를 더 잘 알고 더 아끼게 되는 정신적 성장 쪽에 무게 중심이 더 걸려 있는 듯하다.
'미지의 서울' 청춘들은 일과 생활에서 처한 문제 해결도 열심이지만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어 보인다. 스스로에게는 가혹한 잣대로 몰아붙이고 미워하면서 타인의 삶은 좋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삶은 모두 각각의 아픔과 고난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타인과 나 모두를 사랑과 연민으로 바라보게 되는 성숙의 과정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이처럼 '미지의 서울'은 대한민국 청춘들의 정서적 심리적 현실성을 중시하면서 그 혼란과 성장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최선을 다하지만 완벽할 수 없고 부족한 것이 삶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성장이라는 사실을 드라마 전반에 걸쳐 보여준다.
'미지의 서울'의 높은 화제성은 청춘의 풍경을 공감도 높게 다뤄내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 중심에는 주인공 박보영이 있다. 박보영은 주인공인 쌍둥이 유미지와 유미래, 그리고 둘이 역할을 바꾼 뒤 서로 상대인 척하는 유미지와 유미래까지 총 4개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연기하고 있다.
'1인4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이 복잡한 복수 캐릭터 연기를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잘 소화해내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박보영이 연기하는 여러 캐릭터들은 서로 뚜렷이 다르기에 '미지의 서울'은 그 어느 드라마보다 다채로운 청춘의 스펙트럼을 화면에 담아내는데 이로 인해 더 폭넓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원동력으로 여겨진다.

사실 박보영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청춘을 상징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극한의 동안으로 (이번 '미지의 서울'의 10대는 아역을 썼지만) 여전히 교복을 입어도 큰 무리가 없다. 30대 중반이 넘어서는 나이지만 데뷔 후 20년 가까이 변함없는 청춘의 헤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안 외모보다 중요한 점은 박보영 특유의 러블리함과 소박함이 공존하는 이미지다. 사랑스러운 외모와 연기가 특출해서 로맨스 여신으로 확고한 위치를 구축했지만 보통의 서민들이 친근하게 느낄 소박함도 함께 갖춰 청춘을 현실적으로 깊이 있게 다룰 때 최고의 적임자가 된다.
데뷔부터도 잘 했지만 오랜 활동으로 더욱 숙성되고 깊어진 연기 내공 덕에 다른 어린 배우들의 피상적이기 쉬운 청춘물 연기와 차원이 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그간 박보영은 전작 '멜로무비'처럼 로맨스 여신으로의 면모가 돋보이지만 그런 멜로나 로코물에서도 청춘의 불안정함이 은근히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박보영에게 이번 '미지의 서울'은 출연작 중 청춘의 고민이 로맨스보다 앞서있는 남다른 작품이다. 씩씩하다가도 쉽게 무너지고, 으쓱하다 급 초라해지는 불안정함 속에, 포기했다가 추슬러 한 발을 떼는데 온 힘을 쏟는 청춘의 부침을 세심하게 보여주고 있다. 대중적인 드라마나 영화의 청춘 연기에 있어 다른 배우들이 넘보기 힘든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절반이 방송된 현재 로맨스가 무르익어가고 있지만 '미지의 서울'은 대단원의 마무리 예측이 쉽지 않은 드라마다. 사랑의 완성이나, 역할 교대 상대 위기 대신 극복 같은 해피엔딩 못지않게 '성숙을 향한 청춘의 한걸음'이 중요해 보이기에 다른 로맨스물이나 보디 체인지물처럼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지의 서울'은 남은 6회가 크게 기대된다. 이에 더해 박보영의 독보적 청춘 연기가 남은 6회를 어떻게 채워나갈지도 관심사다. 총 12회인 다소 짧은 회차가 아쉬울 정도다.
최영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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