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용의자들이 계속 죽는다… 끝까지 몰입되는 ‘두뇌 싸움’
10년전 사건의 목격자 김다미
당시 초보형사 손석구의 ‘공조’
황정민·이성민 등이 피해자로
주연급 배우들 보는 맛도 쏠쏠
유튜브 리뷰 분석영상 쏟아져
‘왜 죽였나?’ 시청자도 추적자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16부작) 이후 다시금 진득하게 앉아서 챙겨볼 롱폼 콘텐츠가 나왔다. 지난 4일 완결된 디즈니+ 신작 ‘나인 퍼즐’(감독 윤종빈)이다.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11부가 진행되는 내내 긴장과 불안을 조성하며 서스펜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아울러 주인공과 함께 범인을 쫓는 두뇌 싸움에 동참하라 손짓한다. 하지만 ‘나인 퍼즐’은 결국 “범인이 누굴까?”보다 “범인은 왜 연쇄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나?”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되는 준수한 스릴러다.
프로파일러인 이나(김다미)는 고교생이던 10년 전, 삼촌이자 경찰인 윤동훈 살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다. 당시 초보 형사였던 한샘(손석구)은 이나를 의심하지만 결국 범인을 잡지 못한 채 미제 사건으로 남는다. 이나는 사건 현장에 있던 퍼즐 한 조각을 간직해왔고, 10년이 흐른 후 또 다른 살인사건과 또 하나의 퍼즐이 단서로 남는다. 이건 연쇄살인이다. 서로를 불신하는 이나와 한샘은 섬뜩한 그림이 그려진 퍼즐을 단서 삼아 진범을 잡기 위한 동조를 시작한다.
‘나인 퍼즐’의 가장 큰 재미는 의외성과 반전이다. 범인으로 의심받는 이들이 매회 죽음을 맞는다. 연쇄살인의 유력한 용의자가 순식간에 희생자가 되는 식이다. 살인 동기를 가진 이가 토막 시신으로 발견되고 거친 욕설을 쏟아붓는 건설사 사장, 단발머리를 한 지역 유지 등 ‘범인 몽타주’를 가진 이들이 잔혹하게 죽어 나간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배우 황정민, 이성민, 이희준, 지진희, 박성웅 등 내로라하는 주연급 배우들이 각 사건의 피해자를 연기했다는 것이다. 이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수리남’ 등을 연출하며 이 배우들과 인연을 맺은 ‘나인 퍼즐’의 연출자인 윤종빈 감독의 섭외력이 빛나는 대목이다. 출연 분량은 1회차도 되지 않지만 악역을 맛깔나게 살리는 각 배우들의 호연이 작품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윤 감독은 “전화 돌려서 다 식사 자리를 가졌다. 내 20년 영화 인생 인맥들이 다 나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동안 남성 캐릭터의 선 굵은 누아르를 자주 선보였던 윤 감독은 처음으로 여성을 주연으로 내세운 시리즈를 연출하며 변화를 줬다. 무표정하게 살인 사건 현장을 분석하는 이나는 만화 캐릭터 같다. 마치 자신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된 것 같은 상황을 설정하고 주변 이들의 질문에 답하며 살인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되짚어보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기존 프로파일러의 이미지도 전복시킨다. 알록달록한 옷을 걸치고 네일 아트, 굵은 뿔테 안경으로 치장한 이나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미장센은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스릴러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디즈니+ ‘카지노’, 넷플릭스 ‘살인자 ㅇ난감’에 이어 3번째 형사 역을 맡은 손석구의 연기는 더 무르익었다. 항상 비니를 쓰고 목에 커다란 문신을 한 그는 일반적인 형사의 모습과는 다르다. 나른한 듯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날카로움을 드러내며 이나와 손발을 맞추는 모습에서는 ‘MZ’ 형사와 프로파일러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무엇보다 ‘나인 퍼즐’은 끊임없이 시청자들에게 참여를 유도한다. 이나와 한샘이 극 중 발견하는 단서와 시청자들에게 주어지는 정보는 일치한다.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시청자들도 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래서 요즘 유튜브 리뷰 채널에는 ‘나인 퍼즐’의 범인을 추리하는 분석 영상이 쏟아진다. 시청자들이 이런 재미를 만끽하게 하기 위해 ‘나인 퍼즐’은 3주에 걸쳐 나눠 공개됐다. 이런 공개 방식에 대해 윤 감독은 “디즈니가 이런 공개 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먼저 작품을 본 사람들이 범인을 유추하고 인터넷 게시판에 올릴 수 있다. 그러니 가급적 ‘나인 퍼즐’을 다 보시기 전에는 리뷰를 피하라”고 권했다. 15세 관람가.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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