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자연은  자연 속에 있는 것 [한주를 여는 시]

이승하 시인 2025. 6.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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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은 '고아원'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보육원이라고 한다.

'고아'라는 말에 비칭卑稱(사람이나 사물을 낮추는 말)의 느낌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야말로 지옥일 것이다.

사람들이 와서 '아, 이 나무가 그 나무로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 뭐 대단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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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한주를 여는 시
이승하의 ‘내가 읽은 이 시를’
손동연 ‘보시니 참 좋았다’
자연 속 가장 자연스러운 것

보시니 참 좋았다

동물 없는 동물원

식물 없는 식물원

그리고,

고아 없는 고아원……

ㅡ「날마다 생일」, 푸른책들, 2023년

물론, 지금은 '고아원'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보육원이라고 한다. '고아'라는 말에 비칭卑稱(사람이나 사물을 낮추는 말)의 느낌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육원이 텅텅 비면 좋겠지만 요즈음에도 부모님께 버림받아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어린 미혼모의 자녀로 태어나거나 부모의 이혼과 재혼 과정에서 아이의 양육을 부모 중 한쪽이 맡지 않으면 고아 아닌 고아가 된다.

최근에 보육원에서 성장기를 보낸 이의 인터뷰를 봤다. 이혼 후 재혼한 어머니가 버스터미널에 아이를 유기하고 찾지 않아서 고아로 자란 이의 사연이었다. 장성한 아이는 아버지를 찾아서 같이 지내게 됐는데, 어머니가 끝내 모자관계를 부정하더란다. 인터뷰한 사람은 누나를 분리해 못 만나게 한 설움이 컸다. 그 어머니는 재혼 이후 자신의 삶의 안락이 두 자식의 불행 위에 이뤄진 것일지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했을까.

[사진 | 푸른책들 제공]

동물원과 식물원에 가본 지 10년이 넘었다. 동물원 철창 안에 갇힌 동물들은 하나같이 기운이 없어 보인다. 살은 빠지지 않았는데 눈빛조차 처량하다. 너무너무 불쌍하다. 사람이 동물원에 갇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야말로 지옥일 것이다.

식물원도 지붕 아래 수백종 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와서 '아, 이 나무가 그 나무로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 뭐 대단한 것인가. 식물도 서식지에서 커야 하는 존재다. 그 나무를 좁은 방 안에 가둬놓는 것도 식물권 유린이다.

이 나무가 그 나무라는 교육적 효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생명존중 사상이다. 손동연 시인의 생명존중 사상에 동의한다. 하느님이 보시기에 가장 좋은 자연은 자연 속에 있는 것이다.

이승하 시인 | 더스쿠프
shpo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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