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NPL 1044억원 쏟아냈다…'부실 폭탄' 떠안은 신협·수협, 왜

상호금융권의 일반담보(부동산) 부실채권(NPL)이 유통되고 있다. 올해는 신협과 수협이 부동산NPL을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새마을금고의 부동산NPL 매각 건수가 월등히 많았다. 최근 3개월간만 놓고보면 신협과 수협의 매각규모는 새마을금고의 2배다. 부동산 사업장에 공동대출을 내주다 부실 폭탄을 떠안았다.
8일 머니투데이가 집계한 최근 3개월(3월 1일~5월 31일) 금융사들의 자산유동화 양도등록 현황에 따르면 상호금융권 업체인 신협과 수협 은 부동산NPL 36건을 매각했다. 채권수는 58개다.
신협과 수협이 유동화한 부동산NPL 총액은 104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호금융권(새마을금고 등)이 거래한 금액(410억원)에 비해 2.5배 크다.
최근 3개월간 쏟아진 부동산NPL은 신협의 물건이 많았다. 건별 양도금액은 청운신협(68억9000만원)이 가장 컸고, 이어 동작신협 60억원, 원주신협 46억원, 서울으뜸·동서울신협 각 45억원, 강구수협 42억4000만원, 경남정치망수협 39억6300만원 등 순이다.
신협은 조합 간 공동대출을 내주다 대규모 부실이 났다. 공동대출은 2개 이상 조합이 동일한 물건에 같은 순위로 담보를 설정하는 구조다. 사업장이 정상적인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부동산 사업장이 돌아가지 않을 땐 줄줄이 연체채권으로 전락한다. 대부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돈을 댔다가 연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대원신협, 원주신협, 마포신협, 남광주신협, 금모래신협, 광주신우신협, 송파동부신협, 경동신협, 김제신협, 등촌신협, 영암신협 등은 2021년 공동 대출을 내줬다. 4년만인 이달 25일, 만기를 앞두고도 돈을 받지 못했다. 이자율은 9.8%였다. 경매에 부치기 전, 부동산NPL을 매각한 상황이다.
수협의 부동산NPL 매각 물량은 신협에 비해 미미했다. 올해 3월부터 5월 중에는 포항수협(12억4000만원), 경남정치망수협(39억6300만원), 강구수협(42억4000만원) 등 3곳이 부실을 정리했다. 총액은 100억원이 채되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기간(3월부터 5월까지)에는 새마을금고가 공격적인 부실정리에 나섰다. 이 기간 새마을금고 40곳이 부동산NPL을 정리했다. 대부분 부동산은 경매에 부쳐 옥석가리기에 속도를 올렸다. 부실채권 규모는 성남수정새마을금고(35억9000만원), 대전중부새마을금고(34억9000만원), 성동중앙새마을금고(27억9000만원), 대전개인택시새마을금고(24억7000만원), 청파새마을금고(20억5000만원) 등 순으로 컸다.
상호금융권의 부실정리는 매년 계획에 따라 실시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2023년 연체율이 오르면서 뱅크런 우려가 불거졌다. 이후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지시에 따라 NPL을 정리해왔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7월 이원화 돼 있던 MCI대부와 MG신용정보를 하나의 자산관리 전담 자회사로 통합하고 부실정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신협은 지난해 연체율이 7%에 육박했다.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와 비우량 부동산 대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신협이 밝힌 지난해 하반기 부실채권 정리 목표액만 1조원에 달했다.
정부는 상호금융권 공동대출 규제를 강화해 추가 피해확산을 막을 계획이다.

대출이 연체돼 담보물(부동산)의 가치가 떨어졌는데도 해당 부동산을 경매에 부치지 않고 유동화하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채권자와 교섭을 통해 경매에 부치지 않는 것이다. 원금만 갚으면서 만기연장한 '좀비 채권'이 늘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8일 머니투데이가 집계한 최근 3개월(3월 1일~5월 31일) 금융사들의 자산유동화 양도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28일 신협이 내놓은 일반담보(부동산)NPL 33건은 대부분 경매에 넘어가지 않은채 유동화됐다.
든솔신협 부실채권(양도금액 17억6000만원), 동수원신협(36억1000억원), 청운신협(68억9000만원) 등 3건을 제외한 30건이 아예 경매를 진행하지 않았다.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은행과 저축은행 등 1·2금융권의 부실채권의 담보물이 경매에 넘어간 경우는 절반이 되지 않았다. BNK·OSB·인성·키움·금화·유니온·대신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부실채권 양도등록이 몰린 지난달 26일에도 경매 개시된 건은 없었다.
부동산 경매는 채권자가 신청한다. 연체가 계속돼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면 감가상각(가치하락)을 결정하고 경매에 부친다. 채권자가 경매예정서를 채무자에게 통보한 후에도 답변이 없으면 경매를 신청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채권자와 채무자 간 경매 보류를 합의할 수 있다. 채무자가 원리금 일부를 상환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연체된 대출을 갚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본다.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가지 않을 경우, NPL유동화 시장에서 채권을 파는 측에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반대로 사는 측에선 이런 물건이 많아지면 어떤 게 안전한지 판단하기 어렵다.
업자들 사이에서 경·공매는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부실채권이 쏟아지면서 경·공매 시장은 포화하고 있다. 경·공매를 신청하더라도 실제 순번이 돌아오는 경우는 두 달이 넘기도 한다. 시장 상황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NPL은 계속 적체되는 상황이다.
경·공매가 진행되지 않은 부동산의 안전도를 지표로 확인하는 경우도 찾아보기 어렵다. 신용평가사의 등급 평가를 받는 부실채권이 없어서다. 올들어 나이스신용평가가 부실채권 담보물의 등급을 평가한 경우는 없다.
일각에서는 담보물의 가치가 실제로는 현저히 떨어진 좀비채권이 많아질 경우 부동산NPL 유동화 시장이 불투명해질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실채권이라도 원금을 조금이라도 갚을 시 경매에 부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부동산을 감가상각 대상에 포함하지 않아 대손충당금을 쌓지 않을 때도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물건만 빠져나가는 상황에서도 부실채권이 쏟아지고 있어, 옥석을 판단하는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렬 기자 iam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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