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서 공인중개사로… 예술적 감각 더해 공간 찾아드릴 것"

이심건 기자 2025. 6.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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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인터뷰] 안광진 강산ONE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연극배우 꿈 안고 대학때부터 공연
젊은 연극제 출전하며 활동 이어가
코로나로 공연계 위축 된 후 고민 커
고향 대전서 부동산 자격증 공부 시작
중개보조원 일하며 실무경험 쌓아
많은 현장경험 바탕 사무소 개업
고객 안전 거래·사후관리에 힘써
직거래 위험성·실거래가 비교 중요
 안광진 강산ONE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서울의 무대에서 삶의 방향을 찾던 청년은 다시 고향 대전으로 돌아왔다. 연극배우의 꿈을 안고 대학과 대학원을 거쳐 예술 활동을 이어가던 안광진 강산ONE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현재 대전 서구 관저동에서 부동산 사무소를 운영하며 새로운 무대 위에 섰다. 그는 무대가 아닌 사람들 속에서, 배역이 아닌 고객의 삶을 이해하는 공인중개사로 변신했다.

안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과학을 좋아했던 이과생이었다. 대전 동방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어느 날 본 연극 한 편에 매료돼 배우의 길을 결심했다.

대전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서울 세종대학교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연기를 심도 있게 공부했다. 대학 시절부터 '우리 읍내', '오네어 햄릿', '또뜨시네'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으며, 젊은 연극제에도 출전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또뜨시네'에서 정신과 의사 역할을 맡아 캐릭터 분석에 많은 시간을 들이며 깊이 있는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연계의 위축과 불안정한 예술인의 삶은 그에게 큰 고민을 안겼다. 생계를 위한 보다 현실적인 선택이 필요했다.

이때 그가 주목한 분야가 바로 부동산이었다. 단순한 수익 활동이 아닌, 사람의 삶과 맞닿아 있는 공간을 다루는 일이라는 점에서 그는 큰 매력을 느꼈다. 안 대표는 "단순한 중개가 아니라 사람의 인생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그의 결심을 굳혔다.

그의 어머니는 17년 경력의 공인중개사였고, 아버지는 대전 지역 도시가스 설계에 오랜 시간 몸담은 전문가였다. 연기에 대한 부모의 반대도 컸지만, 안 대표가 부동산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며 태도가 바뀌었다. 부모님의 실무적 조언과 도움은 큰 버팀목이 됐다.

중개보조원으로 일을 시작한 그는 지역 사정을 익히고자 관저동과 도안동, 정림동 등 대전 서남권을 중심으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처음에는 명함을 손수 만들어 인근 가정을 방문하며 중개업의 기초를 다졌다. 낯선 얼굴이지만 성실하게 설명하고 메모를 남기는 방식은 곧 작은 신뢰로 이어졌고, 이후 소개를 통한 고객도 늘어났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나를 기억하게 만드는 게 첫걸음이었다"고 말했다.

약 2년 반의 경험 끝에 그는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하고 사무소를 열었다. 업무는 늘 예측할 수 없는 변수의 연속이었다. 그는 임차 보증금, 등기부 등기, 실거래가 비교 등 기초적인 정보를 꼼꼼히 살피며 중개 실수를 줄이려 했다. 시장에 대한 감각보다는 실수를 줄이고자 하는 태도가 앞섰다. 전세 사기 등의 피해 사례가 빈번한 상황에서 그는 특히 확인 절차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공인중개사로서 활동하면서 그는 주택을 구하는 시민에게도 구체적인 조언을 전했다. 그는 "실거래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며 "공인중개사들은 호가를 말씀드리지만 실제 거래된 가격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이나 실거래가 앱을 활용해 동일 단지, 동일 평형의 최근 1년간 거래 가격을 비교할 것을 권한다. 도로 하나 차이로 시세가 달라지는 만큼 지역별 비교도 필수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개인의 예산과 조건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면적, 가격, 입지 중 무엇을 가장 우선시할지 정해야 한다"면서 "전세나 월세라면 보증금과 월세 부담 능력을, 매매라면 대출 가능성과 상환 계획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석에도 내놨다. 최근 대전 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해 그는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유성구와 대덕구의 거래가 활발하지만, 서구는 여전히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거주 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으며, 학군보다 직주근접성과 생활 인프라가 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공인중개사로서 그는 직거래에 대한 현실적 우려도 밝혔다. 안 대표는 "중개보수를 줄일 수는 있지만, 등기부 등 법적 확인 절차가 미흡한 직거래는 위험 요소가 많다"며 "공인중개사는 사후 관리까지 포함해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계약 전 임대인의 신분확인, 계약서 특약 삽입, 전세보증금 반환 보장 보험 안내 등 철저한 절차를 통해 고객의 안전을 책임진다.

안 대표는 연극을 완전히 그만둔 것은 아니다. "지금은 공인중개사 일에 집중하고 있지만, 언젠가 여유가 생긴다면 취미로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그의 말에는 여전히 예술을 향한 애정이 담겨 있다. 그는 연기를 통해 기른 표현력과 감정이입 능력이 중개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기에 그 경험이 지금도 큰 자산이 된다"고 강조했다.

대전 시민으로서 그는 지역 사회에 대한 바람도 조심스레 내비쳤다. 안 대표는 "연기과를 전공하고 예술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다"면서 "그런 제게 대전은 참 정돈되고 살기 좋은 도시이지만, 문화적으로는 아쉬운 도시"라도 전했다.

많은 시민들이 대전을 '노잼 도시'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그는 "즐길 거리, 느낄 거리, 문화적 자극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일상 속에서 예술과 문화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꼭 거창한 페스티벌이 아니더라도, 소극장에서의 연극, 거리공연, 독립영화 상영, 시민 참여형 전시회 같은 문화가 생활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며 "대전은 전국 어디서든 접근성이 좋은 도시인데, 놀러온 분들이 '생각보다 할 게 없네', '하루면 끝나는 도시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시민으로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화 콘텐츠와 도심의 이야기가 풍성해진다면 대전은 지금보다 훨씬 매력적인 도시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안 대표는 말한다. 그는 "단순히 중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삶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예술가로서의 감각과 공감 능력은 이 일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고 전했다.

배우에서 공인중개사로, 서울에서 대전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심이 담긴 그의 귀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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