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6.25 전쟁 피란민의 애환 고스란히 담아

관리자 2025. 6. 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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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2014년 배우 황정민이 주연해 히트한 영화 '국제시장'의 모티브가 된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피눈물을 흘리면서 1.4 이후 나 홀로 왔다(1절) // 이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이다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2절) // 금순아 굳세어다오 남북통일 그날이 되면 손을 잡고 울어보자 얼싸안고 춤도 춰보자(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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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래 그 사연] 현인 ‘굳세어라 금순아’
‘굳세어라 금순아’를 수록한 현인 독집.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2014년 배우 황정민이 주연해 히트한 영화 ‘국제시장’의 모티브가 된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다. 1953년 가수 현인이 발표한 ‘굳세어라 금순아’(작사 강사랑, 작곡 박시춘)는 한국 현대사에서 잊을 수 없는 사건과 장소를 품고 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피눈물을 흘리면서 1.4 이후 나 홀로 왔다(1절) // …이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이다…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2절) // …금순아 굳세어다오 남북통일 그날이 되면 손을 잡고 울어보자 얼싸안고 춤도 춰보자(3절).”

우선 3절 가사의 ‘남북통일’은 1953년의 최초 버전에서는 ‘북진통일’이었다. 1960년대부터 ‘남북통일’로 다시 녹음됐다. 작사가 강사랑(본명 강해인)은 전남 여수 출신으로 1948년에 발생한 ‘여수·순천 사건’에 연루돼 구금상태로 지냈다. 그래서 해금을 위해 ‘북진통일’이라는 가사를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절은 ‘1.4후퇴’와 ‘흥남 철수작전’을 담고 있다. 6.25 전쟁 중 중공군이 개입하자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흥남항에서 철수작전을 펼친 역사적 사건이다. 그때 우리 피란민 1만4000명도 남하할 길만을 찾고 있었다. 레너드 라루 선장은 모든 무기를 버리면서까지 피란민을 태워 12월25일 거제도에 입항했다. 당시 수많은 피란민들이 가족과 헤어진 채로 남하할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홀로 남겨진 사람들 상당수가 부산 국제시장에서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갔던 것이다.

가사 속에는 국제시장 인근의 ‘영도다리’도 등장한다. 현재 영도대교로 명명된 이 다리는 1934년 개통됐는데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상판이 들어올려지는 도개교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 6.25와 부산의 역사를 담고 있으며 현재도 매주 토요일 오후 도개 행사를 하고 있다.

다리 입구에는 가수 현인의 동상과 노래비가 있다. 1919년생으로 부산에서 태어난 현인은 일본 도쿄 우에노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돌아와 가수가 된 호남형의 인물이었다. 그는 당시 쉽게 볼 수 없던 성악의 벨칸토 창법(이탈리아 오페라에 쓰이던 기교적인 창법)을 구사해 인기를 얻었다. 영도대교와 현인 노래비를 찾아 격동의 현대사를 되짚어보는 것도 뜻깊은 부산 여행이 될 것이라고 본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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