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쉬천 마잉주기금회 대표 “기술 육성엔 여야 없어... 중국제조 2025로 양안 격차 위기감 커져”
대만 정치의 힘은 거친 정쟁 속에서도 보수와 진보가 경제성장이라는 공통 과제에 대해서는 합의를 일궈가는 ‘협치의 철학’에 있다고 평가된다. 2016년 이후 진보 정권이 장기 집권 중인 가운데 대만의 여야는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대만 공동의 이익에는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 제1야당 국민당과 제2야당 민중당의 핵심 인사들을 만나 대만의 진보 정권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샤오쉬천 마잉주기금회 대표

대만 제1 야당인 국민당 진영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와 여야 정치에 대해 가장 크게 목소리를 내는 인사는 샤오쉬천(蕭旭岑·51) 마잉주기금회(馬英九基金會) 대표다. 기자 출신인 그는 마잉주 전 대만 총통(2008~2016년 집권)의 최측근으로, 총통부 부비서실장과 국민당 대변인 등을 지냈다. 지금은 중국 본토와의 실질적 소통 창구인 마잉주기금회를 통해 양안 교류를 주도하고 있다. 타이베이의 기금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대만의 성숙한 정치 문화가 늘 비극을 막았다”고 했다.
-대만이 오늘날의 산업 경쟁력을 갖춘 배경은.
“1970~1980년대 국민당 지도자였던 장징궈 대만 총통(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도입), 쑨위쉬안 행정원장(공업기술연구원<ITRI> 설립), 리궈딩 경제부 장관(TSMC 장중머우 창업자 귀국 설득) 등이 대만 반도체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TSMC란 ‘기적’의 토대가 비교적 빨리 마련됐다고 평가한다.”
-민진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후에도 반도체 산업 육성 기조는 이어졌는데.
“그렇다. 민진당 집권 시기에도 경제·산업 관련 법에 대해 여야 대화가 멈추지 않았다. (2000~2008년 들어선 대만 첫 진보 정권인) 천수이볜 시기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당인 민진당이 국민당 소속 왕진핑 입법원장(국회의장)과 협업해 민생 관련 법안들을 계속 통과시켰다.”
-반도체 육성법 관련 민진당과 갈등은 없었나.
“반도체 육성법(공식 명칭 ‘산업혁신조례 개정안’)은 민진당 차이잉원 정부 시절인 2023년에 통과됐다. 반도체 경쟁력 확보가 대만의 이익이란 점에 공감해 나온 법이다. 법안 논의 당시 국민당은 기업들의 세금 감면 혜택(연구·개발 비용에 대해 25% 세액공제)은 지지했지만, 혜택 적용 대상이 일부 대기업에 제한되는 점에 이의를 제기했다. 당시 민진당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수혜를 받는 기업이 네 개밖에 되지 않았다. 세금 감면 대상을 중소기업 등을 더 포함하는 쪽으로 확대하자는 것이 국민당 입장이었다. 결국 양쪽이 조금씩 양보하는 쪽으로 타협했다.”
민진당은 당시 국민당의 요구를 일부 반영해, ‘반도체업’으로 제한됐던 공제 대상을 바이오·광전자 등 다른 업종을 추가하는 쪽으로 확대했다. 기업에 대한 과도한 혜택이라는 비난이 일자, 대안으로 고용 창출, R&D 투자 규모 등 다른 기준을 다소 강화했다. 민진당은 유연하게 대응했고, 국민당은 이를 받아들여 법안이 통과됐다.
한편 국민당에 비해 중국과 각을 세우고 미국에 밀착하는 민진당 정권에 대해 불안해하는 국민도 적지 않은 것이 대만의 현실이다. 특히 지난 3월 TSMC가 미국에 1000억달러를 투자해 최첨단 반도체 공장 세 개를 짓겠다고 한 후 대만의 핵심 제조 시설이 나라 밖으로 나가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TSMC의 미국 공장 확대는 어떻게 평가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서) 전쟁이 나도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 후 이를 ‘대만 폐기론’이라고 하는 평가가 나온 것이 사실이다. 과거 민진당이 TSMC를 호국신산(護國神山, 나라를 지켜주는 존재)이라고 홍보를 했기에 공장의 미국 이전이 타당한지 논란이 커졌다. 지금 대만에선 TSMC 공장이 미국으로 가는 데 대해 민진당 정부가 너무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우려와 이 외에 (미국에) 내놓을 ‘카드’가 없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트럼프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대만 경제의 과제는.
“반도체 산업과 제조업은 대만 경제의 경쟁력 그 자체다. 트럼프가 주목하는 것도 대만 반도체 산업 기술과 역량이라고 본다. 그래서 여야를 막론하고 반도체 육성에 힘을 다하는 것이다. 최근 주목하는 변수는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본토의 제조업 경쟁력이다. 이른바 ‘중국 제조 2025’(중국 지도부가 2015년 발표한 10년짜리 제조업 육성 정책)가 성과를 이뤄내면서 중국 본토의 제조업 경쟁력이 세지고 대만과 중국 기술 격차가 발생한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우려하는 양안 충돌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양안 민간 교류가 필요하다. 그래야 전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민의(民意)가 전쟁을 원하지 않으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지도자도 쉽게 무력 충돌을 결정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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