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권력 민생에 쏟아달라”
김종인 전 의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하겠다면 관련 기구를 만드는 것보다 국민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게 급선무”라며 “이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양극화 해소 방안을 취임 100일 내에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대한민국 경제·사회 구조가 어떤지를 제대로 인식하고 정책을 만들어야지, 급하게 경제 회복,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 사고가 난다”고도 했다. 5선(選) 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와 대선 후보 시절 김 전 의원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강조했는데.
“역대 정부가 국민통합위원회를 만들며 국민 통합을 강조했는데 통합이 제대로 됐나. 국민끼리 더 분할만 되는 판이다. 국민 통합은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서 나온다. 국민이 ‘저렇게 가면 앞으로 희망이라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수용 능력, 현실 파악 능력이 대단한 사람이니 국민 통합의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본다.”
-이 대통령의 ‘신뢰 리스크’를 해소하는 게 통합의 첫 과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 대통령도 이런 지적에 대해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 우리 국민은 성숙도가 높다. 그런 국민들이 어떻게 비상 계엄을 선포하고 탄핵된 대통령이 나온 정당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겠나. 그러니 민주당에서 다른 후보가 나왔다면 아마 60% 이상 득표했을 것이다. 지난달 8일 이 대통령과 오찬을 했을 때 ‘이재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지금 저소득층은 불만이 많고, 일반 국민은 굉장히 불안한 상태기 때문에 이들을 안정시키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이 1호 행정명령으로 ‘비상 경제 점검 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는데.
“취임 100일 내 양극화 해소 방안을 내야 된다. 대한민국의 고용 구조는 17%만이 300인 이상 기업이나 국영기업체에 종사해 정상적인 소득이 있다. 나머지 80% 이상은 17% 정상 소득자의 절반, 또는 그 이하의 소득으로 살고 있다. 양극화를 해소하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다. 다만 서둘러선 안 된다. 김영삼 정부 때 IMF 사태가 발생한 것은 ‘신경제 100일 계획’을 만들고, 빨리 성과를 내려고 재벌들이 은행에 마음대로 돈을 빌려 투자하게 했기 때문이다. ‘성장’만 생각하고 서두르면 경제가 금방 회복된다는 착각을 하면 안 된다.”
-이번 정부는 입법·행정권을 장악해 막강한 권력 행사가 예상된다.
“정부·여당이 자기네 세력만 믿고 방종하면 국민이 용납을 안 한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했지만,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기고, 그걸 바탕으로 정권이 교체됐다.”
-정부·여당이 내건 ‘내란 극복’이 적폐 청산 시즌 2가 될 것이란 관측이 있는데.
“비상 계엄은 청산해야 한다. 그러나 수사 대상은 축소해야 한다고 본다. 비상 계엄 직전 소집된 국무회의에 참여한 사람들과 계엄 작전에 참여한 군인들 정도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청산 범위를 자꾸 넓히면 정치 보복이란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한계 없이 모든 걸 적폐로 몰았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한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정부·여당의 사법부 압박은 어떻게 보나.
“사법부 개혁은 시급한 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뒤 민주당이 ‘집권 20년’을 말하며 법원과 언론을 장악해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날의 사법부가 절단이 났다. 군부 정권 시절 망가진 사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지난 30년간 정상화 과정을 밟아왔는데 다시 엉망이 된 것이다. 여기에 또 충격을 가하면 민주주의의 보루인 사법부를 정상화하는 데 또 몇십 년이 걸린다.”
-이 대통령이 앞으로 꼭 해야 할 일은?
“대통령은 시간이 있으면 참모 말고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야 한다. 역대 대통령들이 이걸 잘 안 했다. 필요하면 야당 대표도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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