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코리아'의 지도자가 되는 길 [신기욱의 글로벌 인사이트]

2025. 6. 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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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학자의 입장에서 한국의 사회, 정치, 경제, 외교·안보 등에 관한 주요 이슈를 다루고자 한다.

경제회복과 사회통합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사회, 정치, 경제 상황은 결코 녹록지가 않다.

신군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았고 미국 망명을 가야 했었지만 사회통합의 길을 걸었다.

정치, 사회, 경제적 양극화는 악화일로에 있어, 국민적 대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치력과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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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재미학자의 입장에서 한국의 사회, 정치, 경제, 외교·안보 등에 관한 주요 이슈를 다루고자 한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반도의 모습과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에 나아갈 방향을 글로벌 시각에서 제시하려 한다.
비주류 출발, '울림 큰' 스토리의 대통령
앞선 진보 대통령, 엇갈린 두 갈래 행보
절제와 통합, 대미 소통의 모습 보여야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3년 만에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승리하고 21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수많은 역경을 딛고 최고 지도자가 된 이 대통령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드린다. 아직 국제사회에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철저한 비주류에서 시작한 드라마틱한 성공 스토리는 큰 울림이 있을 것이다. 계엄령으로 위기에 처했던 한국의 민주주의 또한 험난했던 탄핵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조기대선까지 치름으로써 국제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경제회복과 사회통합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사회, 정치, 경제 상황은 결코 녹록지가 않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워싱턴에선 이 대통령이 친중 노선을 택하며 한미동맹이 약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이 대통령은 어떻게 국내외적 난관을 극복하고 ‘피크’ 코리아를 새로운 ‘프라임 코리아’로 만들 수 있을까? 그 답은 어떤 길을 택할지에 달려있다.

우선 문재인의 길이다. 문 정부의 적폐청산처럼 ‘내란세력’ 척결을 내세워 대대적 사정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진보진영의 요구가 거셀 것이고 대통령 개인적으로도 수많은 수사가 부당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특정 이념에 치우친 소득주도 성장처럼 기본사회론도 밀어붙일 수 있다. 북한에 올인한 외교 안보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문 정부의 결과는 우리가 잘 아는 바이다. 정치적 양극화는 심화되었고, 부동산 값은 천정부지로 솟았다. 북한과의 정상외교로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가 싶었지만 남북관계는 냉각된 채로 임기를 마쳤다.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황이 되었다. 무엇보다 적폐청산의 기수로 자신이 임명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다른 길은 김대중의 길이다. 신군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았고 미국 망명을 가야 했었지만 사회통합의 길을 걸었다. 첫 인선이었던 김종필 총리, 김중권 비서실장, 이홍구 주미대사 라인은 보수정부를 방불케 했다. 신자유주의적이란 진보진영 비판을 받으면서까지도 규제완화와 부실기업 처리 등 과감한 경제정책으로 1997년 외환위기를 잘 극복했다.

외교·안보에 있어서도 균형감각을 유지했다. 북한과 첫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도 미국과 잘 소통하며 한미동맹에 균열은 없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하며 한일관계 개선에서도 한 획을 그었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고,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했다.

이 대통령이 처한 상황은 이 두 전직 대통령과 비교해 결코 낫다고 할 수 없다.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방위분담금 요구 등을 담은 청구서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 한·미·일 공조의 틀을 유지하면서 중국, 북한, 러시아와 관계개선을 해야 하는 고차방정식도 풀어야 한다. 정치, 사회, 경제적 양극화는 악화일로에 있어, 국민적 대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치력과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 해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진보진영의 선배인 김대중과 문재인이 그 길을 잘 보여주었다. 시장과 도지사를 거치며 쌓은 행정력과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한 막강한 여당도 중요한 자산이다. 지리멸렬한 보수진영을 정치적 동반자로 여기며, 막강한 권력을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 ‘프라임 코리아’의 성공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명심해야 할 덕목과 리더십이다.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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