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과 누적]신중현과 아이유의 ‘미인’

아이유의 새 앨범이 나왔다. <꽃갈피 셋>(사진)이다. 나는 ‘빨간 운동화’와 ‘네모의 꿈’을 인상적으로 들었다.
그런데 수록곡을 처음 봤을 때 눈길이 갔던 곡은 따로 있었다. ‘미인’이다. 신중현의 1974년 곡을 2025년의 아이유가 해석했다. 두 곡 사이에는 50년 넘는 세월 차가 존재한다. 리메이크의 첫 번째 미덕이 여기에 있다. 역사적 계승이다.
‘미인’을 포함해, 1970년대 한국 대중음악에는 위대한 걸작이 수두룩하다. 당연한 소리다. 아쉬움이 없지 않다. 영미권 팝과 비교할 때 당시 한국의 사운드는 뒤처진 편이었다. 이와 관련, 최근 개봉한 영화 <씨너스: 죄인들>의 감독 라이언 쿠글러의 말을 듣는다. 그는 영화가 다루는 1930년대 블루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30년대 음악을 레코드로 감상할 때 당시에도 이런 사운드로 들렸을 거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절대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요컨대 레코드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1970년대 한국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방법은 둘 중 하나다. 이 시절 음악을 많이 들어서 익숙해지든가, 레코드 너머의 영역을 상상하는 것이다.
프로 뮤지션은 둘 모두에 무서울 정도로 능숙하다. 아이유가 이 곡을 선택한 바탕이었을 터다.
미덕은 또 있다. 설명하면 이렇다. 과거가 현재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가 과거를 구성한다. 나의 현재가 어떠하냐에 따라 과거는 아름답게 소환될 수도,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바꿔 말해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의 음악을 해석하면, 과거의 음악을 또한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젊은 관객과 유리된 영역으로 빨려 들어가기 전에 그것을 꽉 붙들고, 재창조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의 시야는 넓어지고, 사정거리는 길어질 것이다.
사족 하나. 해외에서는 리메이크라는 표현을 잘 안 쓴다. ‘커버’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다.
배순탁 음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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