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완전 자동화 부두로… 글로벌 항만 경쟁력 싣는다

2015년 6월 1일 오전 11시. 중국 국적 소형 컨테이너 선박인 ‘밍유’호(2천400t급)가 인천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 1번 선석에 입항했다. 밍유호는 수산물이 담긴 컨테이너 132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부두에 하역했다. 인천 신항의 성공적인 개장을 알리는 시발점이었다. 인천 신항이 개장한 지 10년이 됐다. 오랫동안 벌크 화물을 주로 취급했던 인천항은 인천 신항이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컨테이너 항만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인천항 하역 능력 떨어져 바다 대기 늘어
2015년 신항 1-1단계 선광 부두 우선개장
■수도권 물류 원활한 운송 위해 개발 시작한 인천 신항
인천 신항 건설의 필요성은 2000년대 중반부터 커지기 시작했다. 칭다오 등 북중국지역으로부터 수도권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격히 늘었지만, 인천항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2006년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9%나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항만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인천 남항과 내항에서 주로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해 왔는데, 연간 하역 능력보다 더 많은 선박이 몰려오는 탓에 배들이 입항하지 못하고 바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었다. 바다에 12시간 이상 대기하는 선박의 비율인 인천항의 체선율은 2007년 12.1%로 국내 평균의 2배에 달했고, 직·간접 손실 비용이 2천291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때문에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화물의 물류 왜곡 현상이 심각했다. 수도권 지역이 최종 목적지인 화물이 부산항과 광양항으로 입항한 뒤, 육로로 다시 올라와야 하는 탓에 물류비가 급등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화물을 수출할 때에도 부산항·광양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웠다.
이에 정부는 인천 신항 개발 계획을 세웠고, 2009년 4월 인천 신항 1-1단계 컨테이너 부두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 시작 이후 6년 만인 2015년 6월 인천 신항 1-1단계 컨테이너 부두 중 선광이 운영하는 800m 구간이 우선 개장했다. 이듬해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800m)이 문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최대 1만3천TEU급 중·대형선 접안 가능
국내 두번째 年 컨물동량 300만TEU 처리
■국내 2위 컨테이너 항만 도약부터 300만TEU 시대 이끈 인천 신항
인천 신항이 개장하면서 컨테이너 화물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게 됐다.
인천 신항 1-1단계 컨테이너 부두에는 장치장 크레인을 원격 조정하는 시스템이 설치됐다. 기존 컨테이너 터미널은 선박에서 내린 컨테이너를 화물차에 싣는 작업을 사람이 탑승한 장치장 크레인으로 처리했지만, 신항 1-1단계 구역에선 사람이 타지 않는 대신 중앙통제실에서 원격 조종할 수 있게 됐다. 더 많은 물동량을 이른 시일 안에 처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입출항할 수 있는 선박도 커졌다. 기존 인천항은 최대 4천TEU급 중소형 선박 위주로 컨테이너 정기선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신항 개장 이후에는 최대 1만3천TEU급 중·대형선이 접안할 수 있게 됐다.
대형 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게 되면서 인천항 정기 컨테이너선도 확대됐다. 인천 신항 개장 이후 인천항과 미국 오클랜드를 잇는 컨테이너 항로가 처음 개설되는 등 기존 중국 중심에서 동남아시아, 미주 등지로 정기선 서비스가 확대됐다. 신항 개항 이전인 2014년 51개이던 인천항 정기항로는 이달 기준 68개까지 늘었다. 주당 취항 선박 척수는 2014년 93척에서 155척(이달 기준)으로 62척 증가했다.
인프라가 갖춰지자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인천 신항이 문을 연 2015년에는 237만6천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하면서 광양항을 제치고, 국내 2위 컨테이너 항만으로 도약했다. 2017년에는 304만8천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하면서 부산항에 이어 국내 2번째로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300만TEU를 기록한 항만이 됐다.
인천항에서 처리되는 화물 종류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가 출범한 2005년 인천항에선 벌크화물이 절반에 가까운 45.1%를 차지했고, 액체화물은 38.3%, 컨테이너 화물은 16.1%에 그쳤다. 2023년에는 컨테이너 화물이 36.2%로 늘었고, 액체화물이 37.4%, 벌크화물이 2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두번째 ‘U타입 컨’ 처리 속도 향상
인천항 2035년 컨 물동량 550만TEU 노력
■완전 자동화 부두로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약 준비하는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천항은 하역 능력보다 더 많은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인천항의 연간 컨테이너 하역 능력은 294만TEU인데, 지난해에는 이보다 21%나 많은 355만8천TEU의 물동량을 처리했다. 하역 시설이 부족하면 컨테이너 화물 처리 속도가 늦어져 항만 경쟁력이 나빠진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인천항만공사는 2027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사업비 6천727억원 규모의 인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두 하부공사는 공정률 97.7%를 달성하면서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었고, 올해 12월부터는 포장 작업과 운영시설 조성 등 상부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인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는 국내에선 두 번째로 완전 자동화 부두로 조성될 예정이다. 자동화 하역 장비를 갖춘 완전 자동화 부두는 기존 항만시설보다 운영 효율성이 높다. 사람이 직접 작업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사고 발생률도 현저히 낮고, 24시간 중단없는 하역작업도 가능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인천항만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인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상부시설은 전 세계에서 2번째로 ‘U타입 컨테이너 배치’가 적용된다. 기존 완전 자동화 부두에 주로 사용되는 ‘수직 컨테이너 배치’는 컨테이너 하역 장비와 운송 차량이 분리돼 있어 장치장 끝에서만 화물을 내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U타입 컨테이너 배치는 컨테이너 장치장 중간에 차량 통행로를 만들어 동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화물 처리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이다.
인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 크기의 컨테이너선(2만4천TUE)보다 큰 3만TEU급 컨테이너 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인천항만공사 이경규 사장은 “인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를 개장하면 인천항이 글로벌 항만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환황해권 거점항만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인천항에 아직 부족한 미주·유럽항로 등 원양항로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2035년에는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 550만TEU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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