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파주 '성매매집결지 완전 폐쇄' 총력

오윤상 기자 2025. 6. 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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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원천차단…용주골, 여성친화공간 만든다

2023년 TF팀 신설…90% 정비 완료
시민 참여 '올빼미 캠페인' 활동 등
피해 여성 지원 조례 제정…신청 연장
▲ 파주시 연풍리 성매매집결지 전경.

"성매매집결지 완전 폐쇄, 올 연말까지 이뤄내겠습니다."

지난 1월 김경일 파주시장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올해 시정 목표 중 하나다.

김 시장은 민선8기 출범 이후 '용주골'로 불리는 연풍리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핵심 과제로 삼고 강력한 추진 의지를 드러내 왔다. 여성 인권 회복과 인근 지역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다.

2023년 1월 조직개편을 통해 '성매매집결지 정비 TF팀'을 신설하고, 관련 정비계획을 그 해 제1호 결재로 승인하며 본격적인 폐쇄에 착수했다.
▲ 파주시 연풍리 성매매집결지 내 철거가 이뤄진 건물.

▲행정대집행 9차례…82개 동 중 74개 동 정비

시는 집결지 내 불법건축물에 대해 행정대집행과 토지·건물 매입을 병행하며 정비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11월 첫 행정대집행을 시작으로 지난 4월까지 총 9차례 행정대집행을 실시, 전체 82개동 중 74개동(90%)의 정비를 마쳤다. 이 중 행정대집행이 28개동, 자진 시정이 41개동, 시 매입 후 철거한 건물이 5개동이다.

이 같은 강력한 정비 추진에 시민들의 호응도 커졌다. 성매매집결지 폐쇄는 2년 연속 '파주시 10대 뉴스'에 선정됐으며, 시민 찬성률은 2023년 62.5%에서 지난해 84.5%로 급상승했다.
▲ 여행길(여성과 시민이 행복한 길) 프로그램 교육.

▲성매수자 차단 위한 캠페인 '총력'

시는 성매매 수요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시민 참여 캠페인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대표 활동은 '올빼미 캠페인'이다. 이는 집결지 내에서 '성매매 이제 그만', '아이들이 보고 있다' 등 팻말을 들고 성매매의 불법성을 알리는 방식이다.

이 캠페인이 진행되는 날엔 집결지 전체가 불을 끄고 영업을 중단할 정도로 실효성을 거두고 있지만, 캠페인이 없는 날에는 영업이 재개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에 시는 그간 월 2회 금요일 오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실시했던 방식에서 지난달 7일부터 매일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캠페인 활동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성매수자 원천 차단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2023년부터 이어진 올빼미 활동은 현재까지 40여차례, 2500여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며 집결지 폐쇄에 대한 시민 의지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시는 올빼미 활동뿐 아니라 시민지원단 구성, 반(反)성매매 교육 등을 통해 시민 인식 개선 및 시민 공감대 형성에 나서고 있다.

2023년부터 진행 중인 '여행길(여성과 시민이 행복한 길)' 프로그램은 성매매 근절과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 참여 교육으로, 지금까지 64회에 걸쳐 3500여명이 참여했다.

올해부터는 성매매집결지 내 조성한 거점시설에서 교육을 진행,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
▲ 성매매집결지 관련 전시 모습.

▲피해 여성 자활 지원…최대 2년간 생계·주거비

시는 성매수자를 원천 차단하는 동시에 성매매 피해 여성 지원을 위한 복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2023년 5월 성매매피해자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조례 개정을 통해 기존 12월 31일까지였던 지원 신청 기한을 올해까지 연장해 더 많은 피해자가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원 항목은 ▲생계비 월 100만원 이내(24개월, 18세 미만 자녀 1명당 월 10만원 지원) ▲주거지원비 1400만원 ▲직업훈련비 720만원 ▲2년 이상 탈성매매 시 자립지원금 500만원 지급 등이다.

현재까지 총 15명의 피해 여성이 해당 지원을 받고 있다.

▲여성친화적 공간으로 탈바꿈

시는 앞으로도 불법건축물에 대한 지속적인 행정대집행과 토지·건물 매입을 이어가며 연내 완전 폐쇄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경찰과의 협업을 통한 성매매 단속, 시민 캠페인 확대를 통해 수요 차단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아울러 정비 이후 공간 활용을 위한 '여성친화적 공간 전환'도 준비 중이다. 시는 현재 해당 부지의 활용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김경일 파주시장 "올해 연말까지 영구 폐쇄 … 성평등 파주 만드는데 노력"

다음은 김경일 파주시장과의 일문일답.
▲ 김경일 파주시장. /사진제공=파주시

▲성매매집결지 폐쇄 정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지금, 이에 대한 소회와 향후 계획은.

- 성매매집결지 폐쇄는 어디에서도 아직 한 번도 제대로 시도해 본 적이 없는 정책이다. 2023년 1호 결재로 추진하면서 "왜 지금인가?", "성매매는 필요악" 등 당시 의구심을 내비치는 이들이 많았다.

2023년 여론조사에서는 시민 62.5%만 폐쇄에 동의했지만, 흔들림 없이 정책을 추진해온 결과 지난해 84.5%까지 높아졌다. 현재 대부분의 업소가 문을 닫았고, 15명의 성매매 피해자가 자활을 진행하고 있어 집결지 폐쇄가 머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안에 집결지를 영구히 폐쇄하고 이 공간에 도서관, 공원, 문화·체육·복지시설 등을 조성해 파주 균형발전의 중심지로 시민분들께 되돌려 드릴 계획이다.

▲누구나 성매매집결지를 문제라고 말하지만, 실질적인 폐쇄 추진까지 나선 예는 없다. 결단의 배경은.

- 한국전쟁 전후부터 기지촌과 함께 성매매집결지가 조성됐다. 2004년에 성매매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률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는데도 성매매는 여전히 존재하고 파주시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성매매집결지가 성업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친화도시, 성평등 파주를 논할 수 없었다. '필요악'이라는 미명 하에 70년 넘게 존속된 이 집결지를 우리 세대에서 끝내지 않으면, 불법의 역사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결심하게 됐다.
▲ '여행길 걷기 활동'을 하고 있는 김경일 시장과 시민들. /사진제공=파주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예산 삭감, 종사자 반발 등 어려움도 있었는데.

- 폐쇄를 결심했을 당시부터 예상했다. 그러나 파주의 변화와 균형발전을 목표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어떤 결정이 다음 세대를 위한 올바른 선택인지를 생각하며 망설임 없이 임해왔다.

다행히 파주시의회, 주민, 학부모 등 일반 시민들의 지지와 동참이 이어지면서 폐쇄 정책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성매매집결지 폐쇄가 장기적으로 파주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는지.

- 단순히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지역환경 개선이라는 의미를 넘어 반(反)성매매 문화를 확산하고, 성평등한 파주를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성을 사고파는 것을 당연시하는 문화 자체가 바뀔 것이며, 성매매 문화 해체가 이곳 연풍리 집결지에서 시작돼 성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기점이 될 것이다.

▲시민들께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면.

-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해 하나 된 마음으로 적극 지지해주시고, 참여해주신 시민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성매매는 불법이다. 다른 말이 필요 없다. 성매매로 인해 여성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인구 50만을 넘어 100만을 준비하는 파주시가 더 이상 성매매집결지를 간과할 수 없다.

집결지가 폐쇄되고, 파주에 반성매매 문화가 정착되는 그날까지 모두 함께 나아가야 한다. 저 역시 시민 여러분이 저에게 맡겨주신 사명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파주=글·사진 오윤상 기자 o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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